인하대, 축구 패스의 ‘숨은 규칙’…물리학으로 밝히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3.17 13:51  수정 2026.03.17 13:51

인하대 이재우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근 축구 경기에서 나타나는 패스 패턴을 복잡계 네트워크와 시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규명한 연구 모식도.ⓒ 인하대 제공

인하대는 이재우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근 축구 경기에서 나타나는 패스 패턴을 복잡계 네트워크와 시간적 네트워크(temporal network) 분석으로 규명한 연구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축구 경기를 단순한 패스 네트워크가 아닌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동적 네트워크로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을 제안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1980~2010년 경기 데이터 302경기와 최근 국제대회 데이터를 분석해, 패스 연결 구조가 공격 효율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3~4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짧은 패스 시퀀스(Short Pass Sequence)는 높은 전진 속도와 강한 방향성을 보이며 실제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공격 패턴으로 나타났다.


반면 5명 이상의 선수가 참여하는 긴 패스 시퀀스(Long Pass Sequence)는 공격보다는 공 소유 안정과 경기 조절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축구 경기에서 패스 협력 규모가 공격 효율과 전술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특히 연구팀은 현대 축구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흥미로운 변화도 발견했다. 과거 한국 축구 대표팀은 긴 패스 연결을 주로 압박을 피하기 위한 수동적 전략으로 사용했지만, 현대 강팀들은 수비를 흔들기 위한 전략적 전개 과정으로 긴 패스 연결을 활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박준서씨는 인하대 물리학과 4학년 시절부터 연구에 참여해 핵심 데이터 분석을 수행했으며 현재 고려대 물리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제2저자인 조창희 연구원은 학부 연구생들과 협력해 복잡계 네트워크 분석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손승우 한양대 교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구 설계에 참여했으며, 이재우 인하대 교수는 전체 연구를 총괄하며 연구 방향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스포츠 데이터를 복잡계 물리학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스포츠 전술 분석, 데이터 기반 경기 전략 수립, 스포츠 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우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는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는 다수의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하는 대표적인 복잡계 시스템”이라며 “이번 연구는 물리학적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축구 전술의 구조적 원리를 정량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Chaos, Solitons & Fractals’에 게재됐다.


이 저널은 물리학·수리과학 분야 상위 1%에 해당하는 권위 있는 학술지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논문 게재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