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통제vs과제] 건설업계, 불황 장기화 속 겹겹 규제로 ‘신음’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3.27 07:35  수정 2026.03.27 07:35

올해 폐업신고 건설업체 1038곳, 1년 새 18% 증가

건설업 침체 장기화, 건설공사비지수 133.28 ‘정점’

노무·안전 리스크까지 맞물려…“공사비 상승 압박”

ⓒ게티이미지뱅크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비롯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 사망사고·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 규제 강화 움직임까지 본격화되자 건설사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중동 전쟁으로 대두된 건설공사비 상승 리스크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정부의 강도 높은 안전 규제에 건설업계의 한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7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폐업신고를 한 건설업체 수는 1038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881개 업체 대비 약 17.8% 증가한 수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가 올해 1월 133.28(잠정)으로 정점을 찍는 등 공사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적체와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 경색 등이 이어지며 건설경기는 여전히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무 리스크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10일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업체가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노란봉투법 시행 후 건설산업연맹은 주요 건설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 속 건설현장 안전 관련 규제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 후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수차례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다.


이 대통령의 안전관리 강화 주문에 맞춰 국회에서는 강력한 경제적 제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며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개정안에는 연간 산재로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영업이익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건설안전특별법’(가칭) 제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사망사고 발생 시 1년 이하의 영업정지나 매출액의 3% 수준 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미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에 이들 법안까지 더해지면 건설업계는 형사책임은 물론 행정·경제적 제재가 중첩되는 다층 규제 환경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에 경제적 패널티를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제재 관련 법안이 여러 개로 흩어져 있으면 기업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별도의 특별법이나 하나의 법안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후적인 제재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시공사의 안전 예산, 관련 인력을 규정하는 법·제도가 미흡한 측면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노무·안전 관련 규제 강화는 결국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특히 최근 이란과 미국 간 갈등 장기화로 유가 및 원자재값 상승 전망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에선 법에서 규정하는 안전관리 비용보다 더 많은 예산을 책정해 투자한다”며 “다만 안전관리라는 게 충분한 한도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보니 추가 비용 투입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공사비 상승 부담으로 경영난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여러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경영 환경 악화로 내몰리고 있다”며 “특히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버티긴 더 힘들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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