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확신하며 박수를 치던 퍼거슨 감독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었고, 박지성도 어이없다는 듯 ‘썩소’를 보였다.
맨유는 13일 오후(한국시간) 열린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와의 최종전에서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같은 시간 퀸즈파크 레인저스와 홈경기를 갖고 있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이기지만 않는다면 우승컵은 맨유의 몫. 올 시즌 홈에서 무패(17승 1무) 행진을 이어온 맨시티임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맨유의 1-0 승리로 경기가 종료된 상황에서 맨시티가 퀸즈파크 레인저스는 2-2 동점 상황. 기적이 이뤄지는 듯했다. 남은 2분여의 추가시간만 이대로 흐른다면 맨유는 20번째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아게로가 추가시간 역전골을 터뜨리며 3-2로 승리했고, 결과를 기다리던 맨유 선수단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박지성은 동료선수들과 함께 충격적인 소식이 황당해했고, 맨시티는 그라운드에 난입한 팬들과 뒤섞여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이웃의 우승에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서도 “우리는 누구보다도 대단한 역사를 가졌다. 우리가 이룬 역사를 따라오려면 한 세기가 걸릴 것”이라고 맨유의 우월함을 주장했다.
올 시즌 7년 만에 무관에 그친 퍼거슨 감독은 다음 시즌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며 결의에 찬 각오를 다졌다. 퍼거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오늘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며 “아픈 기억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음 시즌은 괜찮을 것이다. 맨유는 우승에서 멀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맨시티에 이 점을 꼭 전해달라”는 말로 설욕을 다짐했다.
한편, 맨유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여 퍼거슨 감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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