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측 사과에 외신 “한국의 독특한 기업문화”

이슬기 인턴기자

입력 2013.07.10 14:39  수정 2013.07.10 15:38

허리 숙여 사과하자 “굉장히 낯설고 특이하다”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윤영두 사장과 경영진이 허리를 굽히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데 대해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한국의 독특한 기업문화'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화면 캡처
지난 7일 윤영두 아시아나 사장과 이사진이 긴급 브리핑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윤 사장과 이사진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몇 초간 허리를 굽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를 두고 8일 마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P)가 ‘한국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보여준 사례’라고 보도했다.

WP는 “윤 사장이 매우 진지하고 엄숙하게 허리를 굽혀 절했고(solemn bow) 그 옆에 둘러 선 아시아나 이사진들도 모두 그렇게 했다”며 이를 두고 “미국인에겐 굉장히 낯설고 특이해 보이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허리를 굽히는 것은 한국에서는 매우 보편적이지만 미국에서는 결코 이런 행동을 하는 일이 없다”면서 “이것이야말로 한국의 독특한 기업문화의 형성 요인을 담고 있는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WP는 이에 대해 “국가주도에 의한 한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발전 과정에서 국가가 나서서 재벌이 거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얻도록 했고 ‘국가적 상징’으로서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즉, 유교적 이상 국가는 ‘가정을 책임을 지는 아버지’로 여겨졌듯, 한국에서는 국가가 키운 재벌이나 기업 역시 국민에 대해 이러한 책임 의식을 지닌다고 말했다. 국민이 기업에 신뢰와 애정을 갖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덧붙여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책임 의식과 의무감도 한국의 재벌이 성장하는 방식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기업 CEO가 허리를 숙여 사과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외국인들에게는 그만큼 낯설고 특이한 문화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기사를 접한 일부 미국 네티즌들은 “이러한 문화는 아시아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인 것 같다”라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기업의 실수가 발생했을 때 CEO가 허리를 굽혀 사과하며 설사 그들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을 때조차 그렇게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미국 네티즌은 “이런 독특한 행동은 감사하긴 하지만 서양 CEO들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약해보이는 대응은 불필요한 소송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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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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