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선발 리키 놀라스코가 파죽의 4연승 행진을 구가하며 류현진 3선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 연합뉴스
류현진(26·LA다저스)의 15구 딜레마가 다시 도졌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했다. 시즌 27번째 선발등판에서 20번째 QS를 기록하긴 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02에서 3.07로 올라갔다. 투구수 88개(스트라이크 58개), 볼넷은 없었다.
시즌 14승 달성에 실패한 류현진은 6회까지 88구를 던져 무려 10개의 안타를 내주고 탈삼진은 단 1개만 뽑아냈다. 이날 구위 자체의 위력이 평균 이하였다는 얘기다.
1회 3연속 안타 2실점 '기선제압 실패'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A.J 폴락을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고도 행잉 커브로 중전 안타를 맞아 출루시켰다. 2번 윌리 블룸퀴스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3번 강타자 폴 골드슈미트와 만났다.
골드슈미트는 그야말로 류현진 천적이다. 타율 5할(8타수 4안타)에 2루타를 2개나 쳐 낸 강타자. 골드슈미트는 류현진의 볼배합을 간파하고 들어왔다. 3번째 몸쪽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측 폴대를 살짝 벗어나는 대형 파울 홈런을 쳤다.
포수 A.J 엘리스는 몸쪽 장타를 의식한 듯 바깥쪽 체인지업을 주문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에서 아래로 제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골드슈미트는 낮은 체인지업을 예상한듯 정밀한 배트 컨트롤로 우전 적시타를 뽑았다. 파울 홈런 이후 바깥쪽 유인구를 노린 골드슈미트의 수읽기가 돋보인 대목이다.
무사 1,3루 추가 실점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4번 마틴 프라도를 병살로 처리했지만 3루주자 블룸퀴스트가 홈에 들어와 1회에만 2실점 했다.
2회에도 날카로움은 없었다. 선두타자 6번 헤라르도 파라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장타를 허용했다. 이때 다저스 좌익수 스캇 밴 슬라이크가 실책하며 무사 3루의 추가 실점 위기에 놓이게 됐다.
류현진은 7번 크리스 오윙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8번 터피 고스비쉬만 잘 처리하면 9번 투수 패트릭 코빈 타석이라 실점 없이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고스비쉬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 초반에 약한 징크스를 다시 또 드러냈다.
놀라스코 경쟁 '3선발도 위태'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 투구 이후 로테이션을 건너뛰며 11일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 초반 날카로운 투구를 기대케 했다. 특히, 샌디에이고전에서 15구 부진 딜레마를 의식한 듯, 류현진은 1회부터 95마일의 강속구를 연속으로 뿌렸다. 하지만 이날은 그 이전의 투구 패턴으로 회귀했다.
포수 엘리스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충분한 휴식으로 비축한 체력을 바탕으로 샤프한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휴식으로 보강된 체력을 앞세워 1회부터 힘 있는 공을 던질 것이란 기대 역시 빗나갔다.
류현진의 3선발 자리는 현재 위태롭다. 3선발의 중요성은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 여부를 결정짓는 잣대다. 현재 4선발 리키 놀라스코가 파죽의 4연승 행진을 구가하며 류현진 3선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류현진이 놀라스코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애리조나전 투구가 중요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11일의 긴 휴식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놀라스코 역시 현재 13승. 같은 승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류현진에 비해 현재 컨디션은 앞선다. 시즌 초 '코리언 몬스터'다운 류현진의 괴물투가 최근엔 약화됐다.
'3선발 유지' 15구 딜레마 극복 관건
가장 큰 문제는 역시 15구 딜레마다. 류현진의 15구 이내 피안타율은 무려 0.338이다. 시즌 피안타율 0.252에 비해 무려 8푼 이상 높은 수치다. 15구 이내에서 자신의 시즌 피홈런 13개 중 5개를 허용했다. 1회 골드슈미트의 홈런성 타구가 좌측 폴대를 빗나간 건 천만다행이다.
류현진의 투구 구간별 피안타율이 3할이 넘는 경우는 15구 이내 승부가 유일하다. 오히려 강판 당할 시점인 106~120 구간의 피안타율 0.292보다 더 높다. 1회는 상대 타자들이 당일 최고 집중력을 유지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이닝이다. 류현진은 그 1회를 15구 이내에서 최대 집중력과 파워로 제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승부에서 자주 패하고 있다는 게 문제. 오히려 류현진의 집중력과 파워는 61~75구 구간에서 극대화된다. 이 구간 피안타율은 0.129에 불과하다. 이 구간의 집중력과 파워를 초반 승부에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데이터는 많은 것을 말해주지만 모든 것을 알려주진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실패한다면 참고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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