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상승세, 관중몰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흔히 2스트라이크 이후 2S-3B까지 가면 타자가 유리하고, 반대로 3볼 이후 2S-3B까지 가면 투수가 유리하다고 한다. 심리적 요소 때문인데, 그래도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떠나는 순간 시작되는 것이 야구여서 어떠한 볼 카운트라도 승부는 투수에게 달려있다.
야구는 또 선수가 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다른 모든 종목도 그러하다.
하지만 여기 꼭 감독이 야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팀이 있다. 바로 국내 프로야구에서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현대 유니콘스´다.
´그라운드 위의 여우´라 불리는 김재박 감독.
선수 시절 일명 ´개구리 번트´라 불리는 그 안타 하나로 대한민국에 승리를 안겨줬던 사람.
MBC 청룡과 LG 트윈스를 거쳐 태평양 돌핀스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다 코치가 됐다.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에서 1996년부터 지금까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말이 별로 없다. 늘 그라운드에서 보여준다.프로라면 더욱 말보다 행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현재 8개 구단 감독 가운데 한화 김인식 감독과 함께 최고 명장으로 꼽힌다.
김재박 감독은 선수를 믿지만 개인보다 팀을 위한 ´작전(전술)야구´를 구사한다.
´1점 짜내기 야구´를 하기에 재미 없는 야구를 한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간혹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자율 야구, 믿음의 야구도 좋지만 것보다 서로 다른 선수들의 생각을 하나로 묶어 팀을 먼저 생각하게 만드는 감독이야말로 멋지다.
현대를 몇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그가 더 인정받는 것은 아마도 올시즌 성적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시즌 현대는 팀의 주축이었던 박진만-심정수 선수가 삼성으로 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고, 그해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올 시즌 초반만 해도 그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지만, 현재 당당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현대다.
매번 그랬듯이 현대는 외국인 선수를 잘 선택할 뿐만 아니라, 투수, 타자 할 것 없이 신인 선수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 이것이 비단 김재박 감독 혼자만의 공은 아니겠지만, 감독과 다른 코치진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온 결과라는 평가다.
앞으로 현대 유니콘스가 남은 경기를 어떻게 치러서 몇 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현대에게도 고민은 있다. 다름 아닌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재정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긴 하지만, 현대는 본래 서울로 입성할 복안으로 인천을 SK 와이번스에 내주었다.
그러나 기업의 사정으로 꿈을 미룬 채, 인천을 홈으로 사용하던 시절 제 2의 구장이었던 수원에 둥지를 트고 지금까지 온 것이다.
서울에는 이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두 구단이 자리하고 있지만, 잠실을 사용하지 않겠다 해도 당장에 새 구장을 지을 돈이 없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뿐만 아니라, 올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에서 김재박 감독 영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어 벌써부터 구단 수뇌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밖에, 구단 프런트의 마케팅과 홍보에 대한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소문에 의하면 구단에서 수원시에 (어디까지나) 임시로 있는 것이라고 말을 해놓은 탓인지, 수원시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위치 자체도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는 쉽지가 않다는 말도 있다.
팬은 팬대로 외면하고, TV 중계 일정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 현대 유니콘스.
홈경기시 이벤트라도 걸어야하지 않을까? 아무리 돈이 없다고 하지만, 막말로 소속 선수들에게 줄 돈도 없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돈은 쓸 때는 써야 한다!
한 구단이 일개 팬(관중)들의 욕구까지 채워주면서 운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구단과 팬은 공생관계여야 한다. 현대 유니콘스 구단은 당장의 성적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팬들과의 교류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을 아로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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