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개과천선', 연기 본좌 김명민의 귀환
'드라마의 제왕' 후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수목극 대전 속 김명민표 변호사 연기 '주목'
'연기 본좌' 김명민이 돌아왔다. SBS '드라마의 제왕' 이후 2년 만이다.
지난 달 30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에서 김명민은 명확한 발성과 특유의 저음 목소리로 법정 용어를 능숙하게 소화했다.
김명민은 극 중 거대 로펌 에이스 변호사인 김석주를 연기한다. 그가 변호를 맡으면 1심에서 진 사건이 항소심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역전의 명수'라는 별칭도 그래서 붙여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이 그려졌다. 김석주는 피해자들의 반대편인 일본 기업을 변호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피해자들을 철저히 무시한 채 일본 기업 편에 섰고 결과는 승리였다. 김석주는 1심에서 패소했던 일본 기업 측에게 "걸어오는 소송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이길 수는 있어요"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법정에 선 김석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다. 약자는 동정하지 않으며 오로지 소송에서 이기는 것에 집중한다. 이후 그는 한 번의 큰 사고를 겪고 자신의 인생을 180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의 삶을 뒤바꿀 터닝 포인트는 3부 전후로 등장할 예정이다.
그간 김명민은 '하얀거탑'의 천재 의사 장준혁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천재 지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마에 역 등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도맡아 해왔다. 이번에 맡은 캐릭터도 어떻게 보면 전작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명민은 "김석주 역시 권력을 좇는 야망적 인물이지만 어떤 터닝 포인트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전작과는 차별화된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김석주라는 한 인물을 통해 두 개의 다른 인생을 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공만 좇던 김석주는 기억상실증을 겪은 뒤 거대 로펌의 실체를 알고 거대한 시스템과 맞서 싸우게 된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지휘 연습만 6개월간 했다는 김명민은 '개과천선' 속 변호사 역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는 "실제 변호사들을 많이 만났고 법정을 다룬 국내외 드라마와 서적을 참고했다"며 "현실과 드라마에는 간극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 설정을 살려가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 변호인분들이 참관해 부족한 부분을 모니터링해줬다"고 그간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 드라마에는 김명민 외에도 또 다른 '연기 본좌'가 등장한다. 로펌 대표 차영우 역을 맡은 김상중이다. 차영우는 김석주를 아낌없이 지원하지만 이후 김명민과 팽팽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연기 본좌'들이 발산할 카리스마와 에너지는 '개과천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상중은 김명민에 대해 "내가 표현 못하는 부분을 저 친구가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감탄할 때가 있다"며 "김명민이라는 명배우가 출연한다는 말에 망설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도 김명민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김석주의 약혼녀 유정선 역의 채정안은 "김명민 선배의 연기를 넋을 놓고 보게 될 것 같다"고 했고 로펌 인턴 이지윤 역의 박민영은 "연기 선생님과 촬영하고 있다. 김명민 선배가 속사포 대사를 하면서도 NG를 내지 않는 것은 문화 충격이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본좌' 김명민도 시청률은 신경 쓰인다. 특히 '메디컬 탑팀'. '미스코리아', '앙큼한 돌싱녀' 등 MBC 수목극들이 시청률 10%를 넘지 못하고 종영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강조한 뒤 "하지만 시청률을 자꾸 신경 쓰다 보면 독이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KBS2 '골든 크로스'가 호평을 받고 있고 특히 차승원 이승기 주연의 SBS 새 수목극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첫 방을 앞둔 상황에서 '개과천선'의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믿고 보는 배우' 김명민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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