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사랑이야'가 남긴 것

부수정 기자

입력 2014.09.12 09:11  수정 2014.09.12 13:27

노희경 작가·김규태 PD 드림팀 제작진 연출작

공효진·조인성 열연해 호평 '고정 시청자 확보'

SBS 수목극 '괜찮아, 사랑이야'가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로 종영했다. ⓒ SBS

"사랑은 상대방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해내는 거야."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말하고자 했던 건 사랑이었다. 사랑은 아픔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위로했고, 또 구원했다.

11일 방송된 '괜찮아, 사랑이야' 마지막회에서는 재열이 자신의 병을 극복하고 해수(공효진)와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 같은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수목극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드라마는 최근 종영한 KBS2 '조선총잡이'와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밀려 수목극 3위에 머무르기도 했지만 시청률 9%대를 유지하며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지난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김규태 PD와 노희경 작가가 1년 만에 다시 내놓은 야심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톱스타 조인성과 공효진의 조합 또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인기 추리소설 작가 겸 라디오 DJ 장재열(조인성)과 겉은 차갑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SBS 수목극 '괜찮아, 사랑이야'가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로 종영했다. ⓒ SBS

드라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마음의 병을 지닌 다양한 인간 군상에 주목했다. 방송 초반에는 성과 관련된 노골적인 대사로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극이 흐를수록 아픔을 가진 인물들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 4회에서 한강우(도경수)의 정체가 드러난 엔딩 장면은 노희경 작가의 '신의 한 수'였다. 강우는 정신분열(조현병)을 앓고 있는 재열의 눈에만 보이는 환시다. 어렸을 적 가정폭력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재열의 모습이 투영된 것.

이런 재열을 보듬어준 사람은 또 다른 상처를 지닌 해수다. 해수는 엄마의 불륜으로 인해 남자와의 스킨십이 불편하다. 재열은 이런 해수를 이해하고,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두 사람은 사랑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서로를 진심으로 위한다.

이혼 경력이 있는 정신과 의사 조동민(성동일)과 강한 틱장애(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 목, 어깨,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해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증상)인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수광(이광수)도 재열과 해수의 곁을 지킨다.

두 사람 역시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상처도 상처지만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치유하려 노력한다. 타인의 상처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극 중 조동민의 말처럼 자기 상처는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남의 상처는 나몰라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내가 직접 그 상처를 겪어봐야 "이해한다"는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괜찮아, 사랑이야' 속 인물들은 아픔을 지닌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인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나는 정말 괜찮은지 묻게 된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말한다. 힘들고 아프지만 우리 모두에겐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힘이 있다고. 그래서 괜찮다고.

"오늘 굿나잇 인사는 여러분이 아닌 저 자신에게 하고 싶다. 나는 그동안 안부도 묻고 '잘 자'라는 굿나잇 인사를 했지만 정작 나한테는 한 적이 없다. 여러분도 오늘 밤은 자신에게 '너 정말 괜찮은 거냐' 안부를 물어주고 따뜻한 굿나잇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마지막회 장재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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