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또 한 번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갈아치웠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11-1 대파,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2011년 이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했다. 사상 첫 통합 4년 연속 우승이다.
역대 프로야구 사상 한국시리즈 4연패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연속 우승을 차지한 해태 타이거즈(현 KIA)가 유일하다. 선동열, 이순철, 이종범, 한대화, 김성한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포진한 해태는 지금도 역대 최고의 팀으로 종종 팬들에게 회자된다.
하지만 당시의 해태는 단기전에 특화된 팀에 더 가까웠다. 4연패 기간 정규시즌 승률 1위를 차지한 것은 한 번 뿐이다. 팀당 100경기 이상 치러야하는 정규시즌의 가치가 더 높다고 했을 때 장기레이스와 단기전에서 모두 강했던 삼성의 '퍼펙트 4연패'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하는 이유다.
80~90년대만 해도 삼성은 해태의 그늘에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해태가 한국시리즈에서 무려 9번을 우승할 동안 삼성은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정규시즌에는 강하지만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만 가면 작아진다는 꼬리표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은 1985년 정상에 올랐으나 당시는 전후기리그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무산된 시즌이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는 번번이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는데, 그중 4번이나 해태에 막혔다.
2000년대 이후 상황은 역전됐다. 해태를 물려받은 KIA가 2009년 한 차례 우승트로피를 추가하는 동안, 삼성은 2000년대 이후에만 무려 7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2002년 고대하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2005~2006년 2연패, 그리고 2011~2014시즌 4연패를 차지했다. 1985년 통합우승까지 감안하면 무려 8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2009시즌 한 번을 제외하면 매년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꾸준함까지 과시하고 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기도 한 류중일 감독은 감독 데뷔 이후 한 시즌도 우승을 놓쳐본 적이 없는 행복한 지도자다.
역대 프로야구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왕조'로 꼽히는 팀이 몇 차례 있다.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해태의 시대였고,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현대 유니콘스가 4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2000년대 중반에는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SK 와이번스가 3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이만수 감독 시절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어가며 한 시대를 호령했다.
삼성은 역대 한국 프로야구 왕조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이고 꾸준하다.
스타플레이어들이 은퇴하거나 노쇠화의 반열에 접어든 이후 무너졌던 역대 왕조들과 달리, 탄탄한 시스템야구를 바탕으로 한 삼성은 꾸준히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며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 시즌 이후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했음에도 여전히 우승을 지켜낸 것이 좋은 예다.
삼성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미래를 꿈꾼다. 다음 시즌 삼성은 프로야구에 전인미답의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해태의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 기록에도 이제 2회 차로 접근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삼성에 근접한 전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라이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삼성은 당대 최강의 타이틀을 넘어 일본의 요미우리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역대 최강'의 역사를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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