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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공천헌금' 일파만파...21세기형 '매관매직'?


입력 2015.05.12 11:15 수정 2015.05.12 11:26        최용민 기자

"1억은 정치권에서 광역 의원 공천하는 돈도 안돼" 논란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 8일 오전 서울고등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의 해명이 자신은 물론 정치권 전체에 화살로 돌아오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배우자 비자금'을 밝힌데 이어 급기야 정치권에서 쉬쉬하던 공천헌금의 실태까지 까발렸다.

성 전 회장의 돈을 홍 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윤모 경남기업 부사장은 이 돈의 성격을 '2012년 총선 대비 공천헌금'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이에 대해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 시절, 내일 공천이 시작되는데 영남 지역의 한 의원이 일요일 새벽에 우리 집에 등산복 차림으로 찾아와 직감적으로 '저건 돈이다' 생각하고 문을 안 열어줬다"고 말을 꺼냈다.

홍 지사는 이어 "월요일 9시에 국회 사무실로 찾아와 '5억원을 줄 테니 공천을 달라'고 해 내가 '16대 때는 20억원을 준 걸로 아는데 왜 17대 때는 5억원이냐' 하니까 즉각 '20억원을 준다'고 하더라"며 "내가 그날 오후에 공심위에 가서 이걸 보고하고 그날 (다른 신청자에게) 공천을 바로 했다"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 시절 5억원, 20억원 공천헌금 제의도 거절했는데 2011년 성 전 회장으로부터 총선 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았겠느냐는 취지의 해명이다. 특히 홍 지사는 "1억 이야기하길래 1억은 정치권에서는 광역 의원 공천하는 돈도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을 더하고 있다. 자리마다 어느 정도 공천헌금 가격이 정해져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공천헌금이란 소속정당으로부터 공천을 받기위해 공천관계자에게 뇌물을 받쳤다는 뜻이다. 이는 공천후보자의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공천에서 공천헌금은 엄연한 불법이다. 홍 지사의 발언이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홍 지사는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고 알려진 것처럼 2004년에는 공천과 직접 관련돼 있는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풍문으로 돌던 공천헌금 문제는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창조한국당, 친박연대가 비례대표 공천헌금을 받은 사건이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이어지면서 공식화됐다.

당시 창조한국당 공천과정에서 이한정 후보가 당채 6억을 매입한 것이 문제가 돼 법원에서 징역 2년 판결받았다. 친박연대에서는 돈을 전달한 양정례, 김노식과 전달받은 서청원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당시 신당이 창당되면서 다소 이례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홍 지사의 발언으로 그동안 정치권에서 쉬쉬하던 공천헌금이 대부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자리마다 어느 정도 일반적인 가격이 정해져 있음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홍 지사 발언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먼저 홍 지사 발언으로 정치권 전체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디 gint****는 "권력은 부를 창조하고 공천장사는 재산증식과 권력을 창조하니"라고 비난했고 , 아이디 22ko****는 "맨 손으로 공천 안될 걸. 정치자금에 자유로운 사람 한 사람도 없을거다"라고 바판했다.

아울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정치권 전체를 물고 늘어지는 홍 지사 자체의 모습에 비난을 보내는 네티즌도 있다. 아이디 plut****는 "좀 구차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 나만의 생각일까?"라고 말했고, 아이디 a222****는 "자기 방어만 하면 되지 16대 국회의원 공천 이야기는 왜 끄집어 내나 물 귀신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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