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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크로스 DMZ 대표단 '만경대' 방문…무슨 의미?


입력 2015.05.21 17:42 수정 2015.05.21 17:58        하윤아 기자

탈북자 단체 "체제선전용 시설 방문, 종북세력 진의 드러나"

위민크로스 DMZ 대표단이 20일 김일성의 생가가 있는 평양 만수대에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국제여성대행진(Women Cross DMZ) 행사에 참가할 대표단이 김일성의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탈북 단체들 사이에서 '평화 사절단'이란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동신문은 ‘2015년 조선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녀성대행진에 참가할 대표단 만경대 방문, 여러곳 참관’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20일 위민크로스 DMZ 대표단이 평양에 위치한 만경대를 방문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만경대 고향집을 찾은 대표단은 역사의 집에 깃들어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적물들을 주의 깊게 돌아봤다”고 밝혔다.

특히 대표단 단원인 매리어트 맥과이어는 이번 만경대 방문에 대해 “김일성 주석이 탄생한 만경대 고향집을 방문하고 그의 생애에 대해 알게 됐으며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이날 대표단은 만경대 외에도 경상유치원, 옥류아동병원,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등을 참관했다.

만경대는 평양시 동쪽에 있는 구역으로, 명칭은 조선시대부터 불리던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만경대 구역에는 김일성의 생가로 알려진 만경대혁명사적관은 물론 김일성 생일을 70년에 개장된 만경대유희장도 위치해 있다. 때문에 북한에서 만경대는 이른바 ‘혁명의 성지’로 여겨진다.

안명철 엔케이워치 대표는 21일 ‘데일리안’에 “북한에서는 만경대를 ‘제1혁명성지’로 부른다”며 “북한에서는 만경대에서부터 체제와 뿌리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우상화가 시작된 곳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만경대를 방문했다는 것은 김일성과 그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행위고 김일성의 업적을 기리고 참배하는 의미”라며 “(그러한 의미를 모르는) 외국인들을 앞세워 평화의 탈을 쓴 위선자들이 의도적으로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도 “평화의 사절단이라는 사람들이 김일성과 북한의 체제를 찬양하고 인정하는 곳에 갔다는 점은 체제선전에 이용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사무국장은 “만경대는 만수대 김일성 동상, 김일성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과 같은 참배 코스”라면서 “위민크로스 DMZ 대표단이 진정으로 남북의 체제를 넘어 평화활동을 하겠다면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엔케이워치·북한민주화위원회·북한전략센터·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남북동행 등 5개 탈북자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 탈북자들은 평화주의자라는 가면을 쓰고 북한독재자들의 시녀가 돼 남북한주민들을 우롱하고 기만하고 있는 위민크로스 DMZ횡단 쇼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번 위민크로스 DMZ 행사를 주도한 일부 재미교포 인사들과 관련 “지난 20일 평양의 김일성생가인 만경대에 참배를 하고 평양산원 등 북한당국이 체제선전용으로 보여주는 여러 시설들을 방문하면서 이들이 철저한 종북세력이라는 진의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단체는 현재 북한 내부에서 70여명의 간부들을 포함해 수많은 주민들이 무자비한 방법으로 처형되고 있는 상황을 전하며 “이런 북한의 통치자들을 비판도 하지 못하면서 그들에게 온갖 아부와 체제선전의 이용물로 전락한 당신들은 평화주의자도 아니며 그냥 북한체제선전의 하수인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북한을 방문 중인 대표단은 오는 24일 DMZ를 통해 남한에 도착,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WCD와 함께하는 평화 축제’ 등의 행사에 참석한 뒤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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