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 그라운드 노출, 전염성 높은 질병 민감
김성근 감독 우려 표시..국민 건강 우선해 고민해야
김성근 감독 마스크, 메르스 공포 확산…야구는 강행?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에 대한 공포가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계도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공포로 국민들은 당분간 다수의 인파가 운집하는 곳은 피하려는 분위기다. 상당수 학교와 유치원 등이 휴교를 검토하고, 많은 관객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관람하는 영화, 공연, 스포츠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아마추어 스포츠 대회들은 메르스에 대한 우려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국민스포츠로 불리는 프로야구 역시 메르스 사태로 타격이 우려된다. 야구는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관중이 그라운드에 노출되는 데다 경기가 매일같이 열리는 유일한 종목이다. 자연히 전염성이 높은 질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직 야구장에 다녀간 확진 환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에 하나 한 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메르스가 발병한 곳과 인접 지역에 연고지를 둔 모 구단의 경우, 최근 지역 사회에서부터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며 야구장 관중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 내부에서도 메르스 사태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야구를 해야 하느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하다면 KBO에서 리그 일정을 잠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KBO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리그 일정 중단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전염병 유행 등으로 프로야구 일정이 중단된 사례는 아직 없다. 아직 정부와 보건 당국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야구의 인기와 파급력이 큰 만큼, 야구 리그 일정이 중단된다면 다른 스포츠나 대중문화 등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히려 메르스에 대한 공포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키는 부작용이 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각 구단별로 홈구장에서 메르스에 대한 사전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관중들에게 마스크-세정제 등을 무료로 지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1~2주 내 메르스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KBO 포함 스포츠계로서 특단의 대책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올해 KBO는 당초 800만 관객 동원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난 데 없는 메르스 복병이라는 심각한 암초를 만나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흥행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이다. 야구계가 뜻밖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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