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 도핑테스트 양성 충격 ‘태극마크 꿈 사라지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5.06.11 21:52  수정 2015.06.11 23:01

11일 UAE전 아두고 A샘플 양성 반응

발모제가 원인? 태극마크 반납하고 귀국길

강수일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대표팀에서 하차하게 됐다. ⓒ 연합뉴스

오랜만의 쾌승이지만, 안타까움이 짙은 평가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6시 20분(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이하 UAE)와의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염기훈, 이용재, 이정협이 나란히 골 맛을 보며 슈틸리케 감독이 지적했던 골 결정력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한국은 UAE전 5연승으로 상대전적 12승 5무 2패 우위를 점했다. 일부 유럽파가 빠졌지만 경기 내용은 완벽했다. 조직력과 압박전술이 돋보였다.

다만, 안타까움도 주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강수일(28·제주)이 태극마크 꿈을 펼치지도 못한 채 낙마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1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지난 5월 의뢰한 올 시즌 도핑테스트에서 강수일이 A샘플에 대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 훈련 중이던 강수일은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11일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강수일은 샘플 채취 당시 콧수염이 나지 않아 안면부위에 발모제를 일정기간 발랐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누구보다 힘든 선수는 강수일이다. 태극마크는 그의 최종 목표였다. 축구팬들의 마음도 쓰리다. 강수일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돋보였던 공격수였다.

강수일은 주한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2009년 K리그 데뷔 골을 넣은 후 코칭스태프에게 달려가 ‘나 좀 안아 달라’고 소리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수일이 축구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학창시절 급우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일삼았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어머니를 위해 축구를 시작했고 당당히 프로 선수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강수일을 꾸준히 지켜봤다. 강수일은 지난해 12월 제주도 소집 명단에 이어 두 번째 대표팀에 입성했다.

하지만 UAE전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낙마하면서 축구인생 최대 시련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본인의 부주의가 부른 참극이란 점에서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강수일은 태극마크의 꿈을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회가 영원히 사라진 건 아니다.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한다면 언젠가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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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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