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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입증한 영원한 '터미네이터'


입력 2015.07.06 09:39 수정 2015.07.06 10:01        부수정 기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방한

"1편, 연기 인생 전환점…한국에 다시 올 것"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출연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에밀리아 클라크가 2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아임 백(I'm Back)"

원조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라스트 스탠드'(2013) 이후 2년 만으로,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에밀리아 클라크와 함께 방한했다.

슈워제네거는 2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방한 기자회견에서 회색 재킷에 하얀색 셔츠, 청바지를 받쳐 입고 등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단단한 근육질 몸매는 여전했다.

에밀리아 클라크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나와 여신 자태를 과시했다. 슈워제네거는 딸 같은 클라크와 셀카를 찍는 등 그녀를 살뜰히 챙겼다.

1984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손을 거쳐 첫선을 보인 '터미네이터'는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전설로 꼽힌다. 3편까지만 출연한 슈워제네거는 4편에서는 CG(컴퓨터 그래픽)로 등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편에서는 원조 터미네이터인 T-800(젊은 시절 아널드 슈워제네거)과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지켜주며 인류의 적 스카이넷에 맞서는 T-800 팝스로 분했다.

슈워제네거는 캐릭터에 대해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기뻤다. 당시 제작진에게 대본과 이야기가 훌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대본을 받았을 때 다양한 액션, 놀라운 감정,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있어 출연을 결정했다. 이번 터미네이터는 사라 코너를 보호하는 보호자 역할이자 악역에 맞서 싸우는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출연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에밀리아 클라크가 2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속편 출연 가능성과 관련해선 "아직 언급하긴 이르다. 이번에 맡은 터미네이터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강조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터미네이터'는 제 연기 경력에 전환점이 된 작품이에요. 1편에서 악역이었는데도 정말 멋졌죠. 이후 대규모 액션 영화를 하는 계기가 됐어요. 터미네이터의 매력은 기계이면서도 인간적이라는 점이에요."

'터미네이터'의 바탕이 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는 시간 여행과 터미네이터가 갖춘 파괴력도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로 돌아가면 미래가 바뀌는 콘셉트가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1편에서 터미네이터는 이것저것 파괴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 로봇이었어요. 이런 능력을 갖추고 싶어하는 대중의 판타지가 반영된 듯합니다."

극 중 터미네이터는 "늙었지만 쓸모없진 않아(Old, but not obsolete)"라는 말을 종종 한다. 아마 이번 시리즈의 명대사로 꼽힐만 하다. 얼굴에 세월이 흔적이 보이는 슈워제네거에게도 인상적인 대사였다고.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는 대사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도 장점이 많은 경우가 있거든요. 오래됐다고 해서 끝난 것도,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배우, 차, 와인 등이 그렇죠. 나이 든 터미네이터에게 맞아 떨어진 대사라서 연기할 때 기뻤죠(웃음)."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운동'이라고 했다. 모범적인 대답이다. "어제 한국에 와서도 45분 동안 운동했고,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1시간 동안 운동했습니다. 어디에서든 운동을 하는 편이라 액션신이 힘들지 않아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출연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에밀리아 클라크가 2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번 영화에서는 1984년 터미네이터 몸처럼 만들려고 운동량을 평소의 두 배로 늘렸다고. "끊임없이 움직이면 몸이 쉽게 적응합니다. 운동은 밥 먹고, 잠자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죠."

슈워제네거는 2003년~2011년까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정치가 그립진 않을까. "가끔 그리운 적 있지만 지금은 연기가 즐겁다"고 그는 말했다.

"국민이든 관객이든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다는 게 정치인과 배우의 공통점이죠. 정치인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배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인과 배우를 하게 된 건 최고의 행운입니다. 제 인생을 그 누구와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웃음)."

그와 호흡을 맞춘 에밀리아 클라크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대너리스 역으로 출연해 주목받았다. 이번 시리즈에선 존 코너(제이슨 클락)의 어머니이자 인류를 구할 강인한 여전사 사라 코너로 분했다.

"큰 부담감을 느꼈다"는 그는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두렵기도 했다. 동경의 대상인 슈워제네거와 함께하면서 많을 걸 배웠다. 사라 코너의 본질을 지키면서 인간이 지닌 예민한 감정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뒀다. 영화 출연은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설명했다.

T-1000으로 분한 이병헌에 대해서는 "이정말 훌륭한 배우"라며 "모두가 이렇게 얘기했다"고 했다. "이병헌의 움직임과 액션은 특수효과가 필요 없을 정도예요. 첫 촬영을 할 때 이병헌이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여서 깜짝 놀랐어요. 만약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이병헌과 같이 연기하고 싶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슈워제네거는 시리즈 명대사인 '아 윌 비백'(I'll Be Back: 다시 돌아오겠다)'을 외쳤다.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한편 2일 개봉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지난 주말까지 관객 149만명을 동원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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