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이진욱도 못 살린 '너사시', 왜 실패했나
톱스타도 통하지 않았다. 하지원 이진욱 주연의 SBS 주말극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이 종영했다.
16일 방송한 '너사시'에서는 17년간 친구인 듯 연인인 듯 지내온 오하나(하지원)와 최원(이진욱)이 오랜 인연 끝에 결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여전히 티격태격, 아웅다웅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아껴주고 보듬어주며 평생의 동반자가 됐다.
드라마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드라마 완성도와 시청률은 '실패' 수준이다. 작품성은 혹평을 면치 못했고, 시청률 역시 6%대로 방송 내내 고전했다.
'너사시'는 하지원 이진욱 두 톱스타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배우 간 어울림)에 관심이 쏠렸고, 연출은 맡은 조수원 PD 역시 앞서 '피노키오'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을 히트시킨 연출자라 뭔가 색다른 로맨스물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글거리는 대사와 배우와 어울리지 않은 캐릭터 등으로 공감을 잃었다. 대만 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를 원작으로 해 숨어 있는 연애 세포를 자극할 현실공감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고 제작진은 자부했으나 연애 세포는커녕 민폐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짜증만 유발할 뿐이었다.
과하게 예쁜 척 귀여운 척하는 하나는 하지원에게 연기력 논란을 안기는 민폐를 끼쳤다. 하지원과 이진욱이 고등학생으로 분한 모습 또한 풋풋함보다는 어색함 그 자체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가진은 교체됐고, 이후 산으로 가는 전개는 계속됐다. 하나는 전 남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갈팡질팡' 캐릭터, 일은 안 하고 '연애질'만 하는 마케팀 팀장이 됐으니. 하지원조차도 손을 못 댈 지경이었다.
그나마 이진욱의 '훈훈한 비주얼' 하나로 여심을 공략했다. 하지원을 보는 시청자들도 캐릭터보다 하지원 의상에 더 신경 썼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예상대로 하나는 원을 선택했으나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은 옛날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공항에서 호루라기를 '삑' 부르며 남자 주인공에게 "나 여기 있다"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은 실소를 유발했다.
이후 갑자기 친구였던 두 사람이 키스를 하고, "자기야~"라며 애칭을 부르는 등 '급진전된' 러브라인은 끼워 맞추기식 결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헐거운 스토리는 하지원 이진욱이라는 이름값 있는 배우도 건드릴 수 없었던 영역이었다. 톱스타 캐스팅보다 탄탄한 이야기 구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셈이다.
'너를 사랑한 시간' 후속으로는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주연의 '애인있어요'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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