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013년 두산을 상대로 1승 3패로 몰리다가 역전 드라마를 쓴 바 있다. ⓒ 연합뉴스
마무리 차우찬을 조기에 투입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삼성이 통합 5연패 달성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삼성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원정 4차전에서 3-4 역전패했다.
이로써 1승 3패로 벼랑 끝에 내몰린 삼성은 앞으로 1패만 더하면 준우승에 머물게 된다. 반면, 우승을 목전에 둔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93.7%로 높였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3승 1패가 된 경우는 모두 15차례. 이 가운데 먼저 3승을 따낸 팀의 우승 횟수는 무려 14회에 달한다.
삼성은 이번 4차전에서도 선발의 힘을 받지 못했다. 3일 쉬고 등판한 선발 피가로는 4.2이닝만을 던지는데 그쳤고 7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다시 한 번 류중일 감독의 기대를 외면했다.
올 시즌 5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거둔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안정적인 팀이다. 하지만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이 빠진데 이어 차우찬마저 안지만, 임창용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무리로 전업했다. 결국 원투 펀치가 빠진 채 시리즈에 임한 삼성이다.
타격은 제법 컸다. 삼성은 4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선발 부진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2차전 선발 장원삼을 제외하면 모든 투수들이 5이닝 이상 버티질 못하고 있다. 여기에 타선마저 집단 침묵에 빠져있어 이중고에 시달리는 게 삼성의 현주소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어떻게든 4차전을 잡기 위해 차우찬을 추격조에 사용했다. 차우찬은 올 시즌 탈삼진왕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3.1이닝동안 4개의 삼진을 잡는 등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타선이 터져주지 못한 삼성은 그대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야구는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는 종목이다.
삼성의 실낱같은 희망은 2013년 한국시리즈의 재연이다. 당시 삼성은 1승 3패로 뒤지다 기적 같은 3연승으로 통합 3연패를 차지한 바 있다. 이때 맞붙었던 상대 역시 두산이었다.
삼성은 2013시즌 5차전에서 8회 박한이의 결승타로 경기를 잡은 뒤 이틀 후 열린 6차전에서 6회 채태인의 투런포로 역전승을 따냈다. 그리고 운명의 7차전에서는 6회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드라마를 완성했다.
물론 지금과 그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불법 도박 파문으로 투수진은 사실상 괴멸 상태에 이르렀고, 이로 인한 팀 분위기 침체는 타선까지 번진 모양새다.
삼성은 2013년 대역전극을 펼칠 당시 5차전부터 6차전까지 모든 투수들이 총동원됐다. 밴덴헐크-심창민-안지만 등 구원으로 나선 선수들이 승리투수가 될 정도로 승패는 경기 중후반에 엇갈렸을 정도다.
문제는 그때와 대동소이한 타선에 비해 헐거워진 마운드다.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던 밴덴헐크와 마무리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고, 불펜서 힘을 보탠 배영수와 권혁은 한화로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이때도 마운드의 중심이었던 윤성환과 안지만은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맛봤다.
결국 삼성이 2013년의 기적을 다시 연출하기 위해서는 타선이 살아나는 수밖에 없다. 9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얻어내고도 3득점에 그친 물방망이로는 곤란하다. 위기의 삼성을 구해낼 해결사는 과연 누구일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