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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웃는 사람 따로 있다


입력 2015.11.22 23:45 수정 2015.11.23 15:17        이충재 기자

4대 손보사 '웃음'…"중소형 손보사 고객 빼앗길 듯"

금융위원회의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을 두고 일부 대형 보험사의 배만 불려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자료사진)ⓒ데일리안

“결국 대형보험사가 수혜자가 된 상황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자율화 방안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이 꼬집었다.

특히 금융위원회의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을 두고 일부 대형 보험사의 배만 불려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방안은 가격이 비싼 차량의 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료가 최고 15% 오르고, 차량 수리 기간에 같은 회사의 동종 차량을 렌트하는 관행을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그동안 자동차 보험료에서 국산차 운전자가 수입차를 비롯한 고가차량의 수리비와 렌트비 부담을 ‘부당하게’ 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금융위의 이번 방안에 국산차 운전자의 보험료 인하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고가차량의 인상된 보험료는 물론 렌트비용 절감비용까지 보험사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화재 지켜보라'…양극화 우려까지 나오며 '견제'

특히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 이후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점유율과 손해율을 지켜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당국의 자율화가 소비자보다 대형 보험사의 수익을 높여줄 것이라는 뜻이다. 부동의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타깃이 됐다. 무엇보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로 다른 대형 손보사 보다 보험료 인상에서 자유롭다.

일각에선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이번 자동자보험료 인상에서 물러나 있으면서 중소형 손보사 고객들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삼성화재에서 그동안 교통사고 전력이 없는 ‘우량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 타 손보사와 손해율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삼성화재의 9월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1%로 국내 11개 손보사의 평균 손해율(94%) 보다 10% 가량 낮은 수준이다.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사고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손해율이 상승하면 보험사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이에 대형 손보사에선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교통사고 이력이 없는 가입자들을 선별해 자동차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인수 심사(언더라이팅) 기준을 높여 우량고객만 받는 식이다.

만성적자에 따른 고육지책이라고 하지만, 중소형 손보사 입장에선 체급차이를 넘어 생존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소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료 자율화는 손해율이 낮은 대형 손보사가 계속해서 우위를 점하는 독주체제를 더욱 강화해주는 꼴”이라며 “결국 혜택이 삼성화재에 집중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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