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대형 계약을 주도한 한화. 정근우(왼쪽부터)-김태균-정우람-이용규.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3년 연속 통 큰 행보를 자처하며 차곡차곡 전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한화는 30일 FA 투수 정우람(30)과 4년간 총액 84억원(계약금 36억원, 연봉 12억원)에 계약했고, 투수 심수창(34)과도 4년간 총액 13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에 사인했다.
앞서 내부 FA였던 김태균(4년 84억원), 조인성(2년 10억원)도 잡았던 한화는 이렇다 할 전력 유출 없이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한화는 KBO리그의 대표적 약체팀으로 매년 굴욕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07년 플레이오프 진출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서 자취를 감춘 한화는 지난해까지 7년간 무려 5차례나 최하위를 전전했다.
2013년에는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명장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며 성적 반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팀의 기둥인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팀을 넘어 KBO리그 최고 투수의 이탈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그냥 떠난 것은 아니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류현진의 몸값은 2573만 7737달러 33센트. 한화로 약 280억원(당시 환율)에 이르는 거액을 남겼다. 이른바 류현진 유산이다. 한화는 이를 기반으로 FA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고, 공격적 베팅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화는 2013시즌이 끝나고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인 정근우와 이용규를 동시에 영입했고, 내부 FA였던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을 붙드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대전 구장 리모델링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 이때 거의 다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지난 3년간 통 큰 투자에 나서고 있다. ⓒ 데일리안 스포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화는 이듬해에도 송은범-권혁-배영수 등 투수 3인방을 영입하는데 87억 5000만원을 들였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계약은 ‘야신’ 김성근 감독(3년 20억원)을 데려온 일이었다.
올 시즌 한화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다. 팀은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고, 많은 논란과 말들이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은 승률 0.472(68승 76패)를 기록하며, 지난해 승률(0.389)보다 1할 가까이 팀 성적을 높였다.
이번에서도 김태균과 조인성 등을 단속한데 이어 투수 최대어였던 정우람(4년 84억원)을 비롯해 심수창을 영입한 한화는 사실상 FA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선수 4명에게 들인 돈은 구단 역대 최다인 191억원이다.
한화는 지난 3년간 김성근 감독 영입을 비롯해 전력 보강에만 48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 류현진이 남기고 간 액수(280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 못 미치는 큰 돈이다. 같은 기간 한화 이상 통 큰 투자에 나선 구단은 전무한 실정이다. 가을 야구를 향한 한화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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