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되는데 이자는 더 쏠쏠
투자 유목민 ELB·ELD 등에 몰려
전문가 "각 상품 꼼꼼히 따져봐야"
ⓒ데일리안
국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로 내려앉는 등 예적금 금리 매력이 떨어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주가 연계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연계된 이자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동시에 원금은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지수연동예금(ELD) 등 주가 연계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발행된 ELB 규모는 총 18조65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054억원)보다 19.5% 증가한 수치다.
주요 시중은행 창구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ELB 및 ELD 판매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ELB와 ELD가 예금의 대체 투자처로 급부상한 이유는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는 와중에 원금을 보장받으면서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전월취급 평균금리는 2.48%에 그쳤다.
일부 은행들이 지난달부터 예금금리를 소폭 인상했음에도 2%대 중반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반면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는 등 호황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LB란 주가연계사채로, 특정 지수나 종목의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정해지는 상품이다.
원금보장형 ELS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채권이기 때문에 만기가 되면 100% 원금보장이 된다. 단, 만기 이전 환매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ELD는 주가지수연동예금으로, 지급이자가 주가지수나 주식가격에 연동돼 결정되는 상품이다.
고객의 투자자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넣고, 창출되는 이자만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원금은 보장받으면서도, 이자는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LB는 투자 원금(90% 이상)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보장하고, ELD 역시 창출 이자만 투자한다는 점에서 은행 예금의 성격을 가진다.
예금에 돈을 묶어두자니 이자가 아쉽고, 주식에 직접 투자하자니 원금 손실의 위험이 두려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는것이다.
은행권 역시 이러한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주가연계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기에 예대마진 축소가 우려되는데, 이를 통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꼼꼼하게 상품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LB는 만기시 원금은 보장하지만, 은행예금과는 다르게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ELD는 예금보험공사가 원리금을 최대 1억원까지 지급 보장하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지만, 창출 이자만 투자하기 때문에 이자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또 두 상품 모두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원금 손실에 민감하지만 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이 이러한 원금 보장형 상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가입 전 상품 구조와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