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들의 공백을 내부 육성과 보직 이동 등으로 극복하겠다는 넥센의 구상은 연이은 부상 악재 등 곳곳에서 매정한 암초를 만나 깨졌다. ⓒ 연합뉴스
KBO리그 2016시즌 개막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넥센 히어로즈에는 우울한 소식만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로 떠난 ‘홈런왕’ 박병호 등 핵심 선수들의 연이은 이적, 그리고 주축이 되어야 할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오는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겠냐는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넥센은 주축 투수 조상우가 최근 오른쪽 팔꿈치 피로(스트레스) 골절 판정을 받았다. 조상우는 지난달 26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했지만 공 5개만 던지고 통증을 호소하며 내려왔다. 단기간 회복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
넥센 구단으로서는 당혹스럽다. 조상우 외에도 전력 누수가 너무 많다. 올 겨울에만 4번타자 박병호, 최다안타왕 유한준, 에이스 앤디 밴 헤켄, 마무리 손승락 등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적했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선수들로 타격이 크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한현희도 팔꿈치 수술로 2016시즌 볼 수 없다.
당초 넥센 코칭스태프의 구상은 유력한 마무리 후보였던 조상우를 한현희 대신 선발 자원으로 돌리고, 마무리는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보유한 김세현(개명 이전 김영민)에게 맡긴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조상우마저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넥센의 시즌 마운드 운용 계획은 또 틀어졌다.
물론 넥센에서 토종 선발 후보는 조상우 외에도 많지만 안정적으로 풀타임 1군 선발을 소화한 경험이 있는 투수는 한정되어있다. 조상우의 선발 전환을 염두에 두고 송신영의 이적과 문성현의 상무 입대를 추진한 넥센으로서는 낭패다. 다른 선수가 조상우의 빈 자리를 메운다고 해도 또다시 연쇄적인 보직이동이 불가피한만큼 마운드 구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넥센은 올 시즌 전력보강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 고척돔으로의 홈구장 이전, 스폰서 재계약 문제 등 여러 변수로 인해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비용 등을 투자로 전환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올 시즌 넥센의 팀 총 연봉(외국인 선수 제외)은 42억4700만 원으로 막내팀 kt(44억8700만 원)보다 낮은 전체 10위다. 역대 최초로 팀 연봉 100억 원 시대(103억1800만 원)를 연 한화 이글스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규모다.
기존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내부 육성과 보직 이동 등으로 극복하겠다는 넥센의 구상은 시작하기도 전에 연이은 부상 악재 등 곳곳에서 매정한 암초를 만나 깨졌다. 가뜩이나 부족한 살림에 운마저 따르지 않는 넥센의 2016시즌은 무척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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