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CCTV '충격'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난 2002년 부산에서 벌어진 다방여종업원 살인사건을 파헤치면서 유일한 단서로 남아 있는 CCTV 속 세 명의 용의자를 공개 수배한다.
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아 유력한 용의자의 얼굴이 은행 CCTV에 포착됐다. 당시 수사팀은 곧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얼굴이 드러난 용의자는 세 명이었다. 하지만 곧 잡힐 줄 알았던 용의자들의 실체는 14년 동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스터리로 남은 CCTV 속 세 얼굴은 다시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실종 뒤 열흘 만에 처참한 주검으로
지난 2002년 5월 21일, 송희(가명) 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밤 10시에 퇴근했다. 그리고 같은 날 밤 11시, 송희 씨는 친한 동생과의 전화에서 "서면에 있다"고 말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송희 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언니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다음날 송희 씨는 처참한 주검이 돼 언니 곁으로 돌아왔다. 실종 후 딱 열흘 만이었다.
"시체가 부패돼 있기는 하지만 청테이프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타살인 걸로 확신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당시 부검의 소견)
청테이프로 결박당한 채 검은 비닐봉지에 6번, 마대자루에 2번 더 싸인 시신 상태로 미루어 보아, 범인은 피해자의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린 면식범일 가능성이 컸다. 경찰은 다방 손님부터 시작해 송희 씨의 주변 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당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다방의 단골손님 A씨였다. 그는 송희 씨가 실종되던 날 함께 점심을 먹은 인물이었다.
"(실종 당일) 서면에서 혼자 영화를 보고 술을 먹고 집에 갔다는 진술을 하는데, 휴대폰 기지국 수사에서는 그게 아닌 걸로 확인됐습니다." (부산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 형사)
당시 거짓말탐지기 수사까지 거부했다던 A씨. 그가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또 그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제작진은 이 물음의 답을 듣기 위해 수소문한 결과 어렵게 A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과연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CCTV에 담긴 용의자들의 얼굴
송희 씨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그녀가 실종된 바로 다음 날,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송희 씨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간 것을 확인했다. 남자가 빼간 돈은 통장에 남아 있던 전액에서 1000원 단위만을 제외한 296만원. 대낮에 송희 씨가 일했던 다방과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은행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남자의 신원파악에 주력했다. 그렇게 수사가 활기를 띠던 도중,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남자가) 인출한 지 20일이 지나서 여자 용의자 두 명이 피해자의 적금을 해약해서 500만 원을 인출했어요." (부산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 형사)
이번에는 송희 씨의 다방과 멀리 떨어진 은행에서 여성 두 명이 돈을 인출해 간 것이다. CCTV 영상에는 좀 더 왜소한 체격의 여성이 송희 씨의 신분증을 갖고 비밀번호 재발행 신청을 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분은 앉아 있었고 이분이 창구에서 (인출)했는데 남자 한 분도 더 왔어요." (당시 은행 청경)
현재까지 이들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았다. 세 명의 용의자는 누구이며 피해자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용의자가 남긴 유일한 단서 CCTV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피해자가 1차 인출까지는 살아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거든요."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14년 전 실제 CCTV 속 용의자들의 얼굴을 첨단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몽타주로 작성하고 전격 공개 수배한다. 이를 SNS에 사전 공개함으로써 시청자들과 함께 용의자를 추적하고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