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납세 의혹’에 힐러리 “우리가 나설 것”
꾸준히 공개해온 힐러리에게는 기회, 본선 핵심쟁점으로…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납세 내역 공개를 꺼리자 민주당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각)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별 내용이 없다”며 11월 본선 전에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논란이 일자,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무조사 사실을 알렸다”며 “감사가 완료되면 납세 내역을 공개하겠다. 선거 후가 아니라!”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역공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장관의 뉴저지 선거유세에서 누군가 “(트럼프의) 납세 내역은 어떻게 할 거냐”고 외치자 힐러리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우리가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며, 관련 내용이 본선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후보는 “대선에 출마해서 후보가 된다면 세무공개는 당연한 일”이라며 “트럼프가 왜 공개하지 않는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 우리가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클린턴의 경우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1977년부터 매년 납세 내역을 공개해왔다. 선거캠프 공식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지난 8년간의 세무 자료를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트럼프의 납세 의혹은 클린턴 전 장관에게 큰 기회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이메일 스캔들, 월가 결탁 의혹 등을 지적하며 클린턴을 ‘무언가 숨기고 있는 후보’라고 묘사해왔다. 이 가운데 클린턴이 트럼프의 납세 의혹 이슈화를 성공하면 트럼프야말로 투명하지 않고 부정직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씌울 수 있다.
한편, 트럼프 후보의 납세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문제를 제기한 적 있다. 이번에도 롬니 전 주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 대통령 후보가 납세 내용 공개를 거부한다면 결격사유”라며 유권자에게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례적인 크기의 폭탄이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납세 내역 전면 공개는 대선 후보의 법적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후보들은 40년 가까이 관례로 내역을 공개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트럼프가 끝까지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1976년 대선 때 공화당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요약본 공개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정당 후보가 납세 내역을 전면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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