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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진 안희정, 전략은 '문재인과 달라요~~'


입력 2016.08.17 06:24 수정 2016.08.17 10:35        이슬기 기자

친문계 강령 논란에 "단어 하나로 당 정체성 안 변해" 일침, 광복절 '승전일' 제안키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걸음이 부쩍 바빠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차차기 주자라는 관측이 강해 내년 대선에선 논외로 여겨졌지만, 지난 6월 취임 6주년 기자회견에서 연말경 대권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이레로 대선 레이스에 대한 의지도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본격적인 대선 준비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물론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가 여전한 상태지만 대세론에 대한 내부적 거부감은 물론, 확장성이 약해 지난 대선의 '41 대 59'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에서 '문재인 보완재'로 안 지사를 주목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안 지사 본인은 특정 후보의 보완재 역할에 머무르지 않겠다며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두는 행보를 보이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친문계 일색으로 선명성 경쟁에 한창인 당권주자들과 확연히 거리를 둔 점이다. 안 지사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 강령정책 전문에 '노동자', '서해평화협력지대' 등의 표현이 빠진 데 대해 "단어 한두 개를 갖고 갑자기 정체성이 왔다 갔다 하지 않는다"며 당 지도부를 공격한 당권주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당 전준위 강령준비위원회가 강령정책에서 ‘노동자와 시민’을 ‘시민’으로 바꾸는 등 수정안을 제시하자,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는 지난 13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당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도부를 비난했다. 특히 추 후보 측에서 선거를 돕고 있는 최재성 전 의원과 추 후보를 공개 지지한 정청래 전 의원 등 친문 인사들도 한 목소리로 “노동을 경시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며 당 정체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반면 안 지사는 "민주당의 역사에서 보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합리적 중도정당, 합리적 개혁정당, 우리 당의 정체성을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표현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우리 민주당은 사회적 정의, 약자와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균형의 입장을 한 번도 놓쳐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전대 기간 중에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수정안을 제안한 분의 이유를 더 들어야 할 것 같다. 그 논의가 당내에서 좀 더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건국절’ 논란을 두고 날을 세운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광복절을 '승전일'로 기념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제71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광복이 일본의 패망과 연합국의 승리에 따라 주어진 해방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는데, 이는 일제와 36년 간 싸운 수많은 애국 독립 선열들을 기념하는 노력으로서는 매우 부족하다"며 "우리도 버마전선이나 인도전선에서 연합국 일원으로 참전해 승리했다는 것이 독립투쟁 역사를 계승하는 올바른 관점"이라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국회의 입법을 기다리는 대신 해양, 환경, 농업, 자치분권 등에 대한 입법과제를 국회에 역제안하면서 국정 운영 능력을 갖춘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충남 도정을 넘어 국가 차원의 과제를 제안하고, 그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과 접촉 지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키워가겠다는 것이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해 5월 충남도청 재정 정보 실시간 시스템을 전국의 지자제로 확대하는 내용의 '안희정법' 1호를 입법화했다.

한편 '대선 플랫폼론'을 내세우며 킹 메이커 역할을 예고한 김 대표와 안 지사의 관계도 정가의 관심사다. 지난 6월 안 지사의 취임 6주년 기념회견을 앞두고 두 사람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당시 김 대표 측의 요청으로 1시간 30분가량 만난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아울러 김 대표가 최근 사석에서 안 지사를 여러 차례 극찬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안 지사의 대권 행보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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