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소녀·중년 남자 금지된 사랑…연극 '블랙버드'

이한철 기자

입력 2016.09.05 09:23  수정 2016.09.05 09:24

조재현·채수빈·옥자연 캐스팅, 10월 13일 개막

배우 조재현(왼쪽부터), 채수빈, 옥자연이 연극 '블랙버드'에 캐스팅됐다. ⓒ 수현재컴퍼니

미국 브로드웨이를 충격에 빠뜨린 화제의 연극 '블랙버드'가 8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연극 '블랙버드'는 올 상반기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다시 올라 박스 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드라마 '뉴스룸'으로 제65회 에미상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제프 다니엘스와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로 제69회 골든글로브 코미디·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셸 윌리엄스가 주연을, 뮤지컬 '어쌔신' '위키드'로 유명한 조 만텔로가 연출을 맡아 다시 한 번 강력한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2016년 토니상 베스트 리바이벌 희곡상 부문, 남녀 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다.

2005년 영국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 개막작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2006년 영국 비평가상 베스트 희곡상 수상, 2007년 영국의 토니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상 베스트 희곡상 수상, 2009년 뉴잉글랜드 독립비평가상 여우주연상 수상, 2009년 엘리엇 노튼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열두 살 소녀와 중년 남자의 금지된 섹스, 그리고 15년 만의 만남'라는 소재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더욱 충격을 준다.

영국 에딘버러 출신의 개성파 작가 데이비드 헤로우어가 신문에 실린 한 사건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또한 두 인물의 어긋난 기억을 대변하는 듯 파편처럼 분절되는 대사, 끝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이야기 전개, 단 두 명의 배우가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숨소리조차 내기 힘든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완전히 압도한다.

한국에서는 2008년 '연극열전2' 네 번째 작품으로 국내 관객에게 처음 선보였다. 추상미, 최정우의 열연과 대담하고 치열한 무대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이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 '우나'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돼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생활을 마친 후 이름과 직장을 바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50대의 남자 레이 역에는 조재현이 캐스팅됐다. 눈빛 연기 하나만으로도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인 그는 프리뷰와 본 공연 포함 37회차 공연 전체를 원 캐스트로 소화할 예정이다.

15년 전 사건 후 주변의 따가운 시선 속에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 20대의 우나 역에는 신예 채수빈과 옥자연이 더블 캐스팅됐다.

작년 KBS 드라마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은 채수빈은 올해 KBS 화제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세자빈 역에 캐스팅돼 바쁜 녹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극 '블랙버드'까지 선택해 신인답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미학과 졸업, 배우와 아마추어 싱어송라이터 활동 등 예사롭지 않은 프로필을 소유하고 있는 옥자연은 신비로운 마스크와 목소리로 우나 역에 딱 맞는 캐스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한국 공연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연극을 선보여 연극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수현재컴퍼니 주최로 기획됐다. 그리고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출가, 번역가, 드라마투르기로 활약하고 있는 문삼화가 번역과 연출을 맡아 작품 내 애매한 부분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해석을 통해 캐릭터에 힘을 극대화 시켰다.

여기에 작품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를 포함한 크리에이티브 팀이 새롭게 구성되어 한층 강력한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랙버드'는 대학로에 위치한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오는 10월 13일부터 11월 13일까지 공연되며 오는 9일 프리뷰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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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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