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정우성 "흥행킹? '영화배우 정우성' 더 좋아"

김명신 기자

입력 2017.01.29 08:00  수정 2017.02.01 12:13

'아수라' 이어 '더킹'까지 맹활약

23년 차 배우…흥행 보다 '책임감'

'아수라' 이어 '더킹'까지 맹활약
23년 차 배우…흥행 보다 '책임감'

배우 정우성이 영화 '더킹'을 통해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켰다. ⓒ NEW

“상위 1% 권력자인 검사? 그냥 무너뜨리고 싶었다. 우습고 하찮게 보이고자 노력했다. 비도덕적, 비정상적인 사람의 처절한 최후를.”

배우 정우성이 그간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옷에 맞는 연기를 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 만큼 다양한 캐릭터 속 가장 흡입력 있고, 가장 미친 연기력을 담아냈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그는 “영화 ‘더 킹’은 대한민국 최대 집단을 향한 풍자와 비틀기가 있는 용기 있는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큰 애정을 느꼈고, 극중 상위 1% 권력자이자 부장검사 ‘한강식’에 몰입했다. 역대 최고의 캐릭터라는 찬사를 얻게 된 원동력이 바로 그 ‘애정’이었던 셈이다.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정우성은 “좋은 평가 너무 감사하다. 칭찬은 듣기 좋지 않나”면서 “나 뿐만 아닌 출연배우들에 대한 평이 다 좋더라.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너무 흐뭇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더킹’은 재미있는 영화에요. ‘재미’가 내포하고 있는 단어의 의미는 다양하죠. 모호하기도 하구요. 어떤 재미냐에 따른 메시지가 무거울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풍자와 해학을 잘 풀어낸 거 같아요. 마당놀이는 수준 높은 문화잖아요. 감독의 말처럼 영화가 잘 완성된 거 같아서 너무 좋아요.”

정우성은 최근 현실 반영 영화에 잇따라 출연하며 그 힘 있는 연기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어느 순간 경력이 쌓였고, 선배가 됐다. 기성세대 배우로서 책임감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배우 정우성이 영화 '더킹'을 통해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켰다. ⓒ NEW

“돌아보니 선배가 돼 있고, 현장에서도 가장 선배인 경우가 많고 그렇더라구요. ‘그렇다면 내 직업을 통해 세상과 어떤 소통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게 됐고, 기성세대로서 사회에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고민했던 거 같아요. 영화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이기도 하고, 현실 문제 제기도 가능한 매체죠. ‘아수라’를 마치고 ‘더킹’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사실 용기가 필요한 작품이었어요.”

용기가 필요했다. 책임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용기와 책임감은 자극제가 됐다. 단순히 비도덕적인 검사 한강식이라는 인물 때문 만은 아니었다.

정우성은 “항상 청년이고 싶다. 그렇게 의지나 의욕이 충만하고 싶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젊거나 나이가 들어가 ‘도전’에 대한 일관성은 유지하고 싶다. 무모할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더 킹’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망가지는 한강식을 그리고자 했고, 그의 도전은 관객들에게 비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의도가 명중한 셈이다. 비상식적 발언, 역사관, 그리고 분노를 자아내는 비열함, 그 모든 것이 정우성이 의도한 대로 표현됐고, 관객들은 그의 그러한 비열함에 웃고 비꼬았다.

“정권교체나 시대의 몸부림을 담은 영화는 아니에요. 권력에 대한 투쟁을 극대화 한 영화도 아니죠. 그들이 만든 시스템 안에서의 불합리함과 부조리, 그 안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는 또 다른 그들. 이들의 중심에 선 한강식의 뻔뻔함과 치졸함이 극대화돼 관객들의 비웃음을 사고자 했죠.”

배우 정우성이 영화 '더킹'을 통해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켰다. ⓒ NEW

정우성은 ‘배우’라는 직업 상 언제나 캐릭터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볼 때 배우 정우성에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도 있을 수 있고,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관객평’에 대해 마음을 내려놨다. 그러면서도 “대중의 평가는 내가 앞으로도 풀어야 하는 숙명이자 자극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 작품 열심히 하지만 매 캐릭터마다 찬사를 받을 수는 없죠. 하지만 그 캐릭터에 대한 의미를 내가 얼마만큼 부여를 하는가, 또 어떻게 부여하는가에 따라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거름이 되기도 하죠. 그것이 배우 정우성으로 살아가는 목표랍니다. 20대 때는 고지식하게 연기했고, 그렇게 돌이켜보니 멍청한 놈이었어요. 작품도 많지 않고, 그런 아쉬움이 자극제가 됐고 지금에서야 많은 작품을 하고자 하는 거 같아요.”

정우성은 자신을 흥이 많이 배우라고 평가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하고 현장이 즐거워야 하며 보는 관객들이 흥겨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두가 흥 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의 무게감, 책임감,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선배로서 고민할 수 밖에 없죠. 명예 역시 잘 키우고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주변의 사람들과 나누고, 세상과 소통하고, 그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천만 배우요? 저는 ‘배우 정우성’이 제일 좋아요. 배우 안했으면 아마도..,하하하. 배우 정우성이 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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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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