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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세론' 업은 '캠프 전방위 수혈'


입력 2017.02.06 12:40 수정 2017.02.06 12:51        문현구 기자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전방위 영입'…'줄세우기' 지적

이재명 측 "文, 예비후보 등록 지연…정치적 꼼수" 비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 트럼프 취임과 한국의 정책방향 전문가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곧 세워질 대선 캠프에 보수와 진보 등을 가리지 않고 인물 영입에 한창이다. 또 당내 무게감 있는 원내·외 인사들도 계파와 상관 없이 무차별적으로 영입하고 있어 '대세론'에 편승한 '줄세우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가진 북콘서트에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의 캠프 합류 소식을 알렸다. 2명의 인사 영입은 '종북 논란' 등을 지워내는 동시에 안보 전략에 대한 유연성을 보이기 위한 것과 이른바 언론 개혁에 대한 추진 의지 등을 전하기 위한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전방위 영입'…'줄세우기' 지적 나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전통적인 '한미 동맹'의 축이자 '대미 전략통'으로 활동하면서 보수층에서 큰 신임을 받던 인물이다. 이에 따라 안보 분야와 관련해 문 전 대표가 받고 있는 '좌클릭' 색채 논란을 털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고 전 아나운서는 언론사 재직 시절 대중적 지지도와 함께 공영방송 정상화 등을 위해 노조 활동에 힘썼던 전력을 문 전 대표 '언론 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새 인물' 수혈에 나선 데 대해서는 대권주자 행보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문제는 진작부터 '문재인 사당화' 논란이 끊이지 않는 당내 흐름에서 예비경선을 앞두고 당내 중진들을 잇따라 포섭해 캠프로 끌어들이는 상황이 당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받아들여지는 점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최근 당 중진으로서 이른바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4선 현역 김진표 의원과 5선의 원외 인사인 이미경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합류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는 설득 과정 등을 통해 영입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제부총리 등을 거친 김진표 의원은 당내 대권주자 후보군들이 대선정국에서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경제위기를 풀어갈 수 있는 '경제통'으로 서로 요청하는 상황이었고, 이미경 전 의원도 중진의 무게감을 갖춘 만큼 캠프 합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상으로 꼽혔다.

이같은 흐름은 문 전 대표가 최근 거침없이 내세우고 있는 '대세론'을 기반으로 당내 예비경선을 앞두고 '지지 후보 조기선택' 필요성을 앞세워 이른바 '줄세우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도 맞물려 있다.

경제분야 관료 출신의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내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캠프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의견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대세론'에 떼밀려 선택에 나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인력 빼가기'란 비판도 받고 있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 참여했고, 지난해 총선 직전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부분은 국민의당으로부터 강한 반발까지 샀다.

이재명 측 '文, 예비후보 등록 지연', "정치적 꼼수' 비판

문 전 대표는 당내 경선후보군과의 차별된 행보에 대해서도 지적받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경쟁후보들은 이미 후보등록을 마쳤지만 문 전 대표는 '당 경선룰'에 예비후보 등록마감일을 확정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아직까지 후보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하루 빨리 등록을 마감하고 후보 등록을 받은 다음 누가 적임자인지, 적폐청산의 책임자인지 당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 측이) 아직 후보등록을 안 해서 후보 간 토론회에 응할 수 없다는 논리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현재 문 전 대표에게 '대세론'은 큰 힘이자 무기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치러질 당내 경선을 시작으로 대선정국을 제대로 완주하기 위해선 비판의 소리를 제대로 경청해야 할 필요도 커졌다는 정치권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한편, 문 전 대표 측은 공식 선거캠프 발족 시기와 관련해 "당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시점으로 보고 있는데 외부에서 전해지는 이달 중순쯤이라고 당장은 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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