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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age] 오글거림과 뮤지컬의 만남 '꽃보다 남자'


입력 2017.03.08 07:30 수정 2017.03.11 18:21        이한철 기자

일본 인기만화 원작, 뮤지컬로 국내 첫 선

"오글거리지 않게, 자연스런 연기 위해 노력"

배우 켄(왼쪽부터), 김지휘, 이창섭이 뮤지컬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원래 대본에는 한국말로 하기 힘든 오글거리는 말들이 많았어요."

뮤지컬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에서 루이 역을 맡은 배우 정휘는 "연습을 통해 조금씩 바꿔갔고 이제는 좀 더 편해진 것 같다"면서 작품이 갖는 특유의 '오글거림'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지난달 24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국내 초연의 막을 올린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이 원작만화의 달콤하면서도 유쾌한 매력과 함께 풍성한 볼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데다, 내용 자체가 낯간지럽고 오글거리는 부분들이 적지 않아 이를 무대 위에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자칫하면 참을 수 없는 유치함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드라마 이민호, 구혜선 주연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방송될 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배우들에게도 다른 작품과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츠카사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김지휘는 "부담이 많이 된 작품"이라며 "오글거리는 내용이 많은데 오글거리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가 '만찢남'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자신부터 어색해할 때 관객들 또한 어색함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지휘는 "만화에서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은 원작만화가 가진 달콤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캐릭터-음악-무대 등 뮤지컬 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로 선보인다.

특히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국내 초연은 성민(슈퍼주니어)-이창섭(BTOB)-켄(VIXX)-제이민-이민영(미쓰에이 민) 등 현직 아이돌을 비롯해 김지휘-정휘-김태오-이우종-김태규-장지후-선한국 등 뮤지컬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지휘, 이창섭과 함께 츠카사로 열연 중인 빅스 켄은 "저는 조금 귀여운 면이 있는 것 같고 (김)지휘 형은 멋지고 재치가 넘치는 모습이다. (이)창섭이 형은 하고 싶은 대로 무대 위에서 즐기는 느낌이다"고 차이점을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정휘(왼쪽부터), 성민, 김태오가 뮤지컬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성민은 전역 후 첫 뮤지컬로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을 선택했다. "어릴 때부터 이 작품을 좋아했고 드라마도 즐겨봤던 기억이 있다"는 성민은 "뮤지컬을 한다는 말을 듣고 설레기도 하고 꼭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특히 오랜 만의 뮤지컬 무대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며 의욕을 보였다. 성민은 "정말 오랜만이다. 전역을 하고 첫 뮤지컬이라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민은 이번 작품에서 기업의 후계자로 엄격하게 자란 탓에 감정표현이 서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순수한 루이 역을 연기한다. 성민은 "지금까지는 뮤지컬에서 성격을 다 표출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많이 했었다"며 "처음으로 감성적이고 내성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어려웠다. 학창 시절로 돌아가서 그때를 떠올리며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배우 이민영(왼쪽)과 제이민이 뮤지컬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츠쿠시 역을 연기한 제이민 또한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을 위해 학창 시절의 자신을 소환해야 했다.

제이민은 "(츠쿠시 역과) 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츠쿠시는 단순한 면이 있는 캐릭터로 주먹이 먼저 나간다든지 자신도 모르게 선전포고를 한다"고 자신과 츠쿠시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 같은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성격을) 단순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제이민은 "중학교 때의 나를 소환하면 될 것 같았다. 중학교 때의 모습을 밖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1992년 처음 발행된 '꽃보다 남자'가 2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조금은 과장된 듯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보편적인 이야기가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극 중 "사랑을 해봐요. 꽃 피는 계절에"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F4'에게 당당하게 선전포고를 외친 츠쿠시와 그런 츠쿠시를 만나 난생 처음 사랑을 알게 된 츠카사, 사랑에 대해 용기를 갖게 된 루이 등 사랑 앞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도 모르게 한 뼘씩 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제작진은 "원작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면서 다양한 고민과 노력 끝에 지금의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작품에는 일본 내에서도 드림팀으로 불리는 아오키 고(대본) 스즈키 유미(연출) 혼마 아키미(작/편곡)를 비롯해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음악을 도맡았던 이성준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5월 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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