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슈퍼 수요일' 장관 청문회, '현역의원 불패신화' 깨지려나
2000년 인사청문 도입 이후 낙마 사례 없는 '불패신화'
의원 출신 후보자들도 의혹 제기 잇따라 '통과' 미지수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의 첫 관문인 국회 인사청문회가 또 한 번의 '슈퍼 수요일'을 맞게 됐다. 지난 7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치러진 데 이어 3명의 장관 후보자가 '칼날 검증대'에 또 다시 오르는 것이다.
2000년 인사청문 제도 도입 이후 '국회의원' 낙마 사례 한 차례도 없는 '불패신화'
'슈퍼 수요일'로 불리는 14일 '검증대'에 올라서는 장관 후보자 3명은 모두 집권당 현역의원 신분으로 지명됐기에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 대상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이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앞선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보다는 원만한 진행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지난 2000년 국무위원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역 국회의원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낙마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는 등 '불패신화'를 써내려 왔다는 것이 배경이 됐다.
하지만, 13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바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전격적으로 임명 강행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야당은 3명의 의원 장관들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검증 공세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청문회장에서 불꽃 튀는 공방은 물론 장관 후보자들의 의혹 부분에 대해 송곳 검증을 벌이겠다는 방침을 알렸기 때문이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검증 시스템은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현역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이유로 현미경 검증을 거둘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은 첫째, 대통령이 제시한 5대 원칙 위반여부와 둘째, 그 위반 정도의 심각성과 셋째, 흠결을 넘어서는 능력과 자질 유무 등을 기준으로 후보자를 심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 의원 출신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도 계속 불거지고 있다. 김부겸 후보자 경우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하며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김 후보자는 석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을 비롯해 김 후보자가 부인 소유의 비상장주식 재산 관련 사항을 공직자 재산신고 때 거짓 기재했다는 의혹 등이 거론됐다.
김영춘 후보자는 국회의원 임기 중에 사기업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등록한 사실이 불거졌는데 의원 신분이면서 사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역의원 장관 후보자들도 각종 의혹 제기 잇따라 '극복' 과제…'불패신화' 균열 우려
도종환 후보자는 지난 5년간 총 62차례의 교통위반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으며,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선교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도 후보자는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및 보은군에 총 6건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6개 필지 중 보유중인 1개 필지와 후보자 부친 1개 필지를 구입해 투기성 매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각 후보자들은 의혹이 제기된 부분들에 대해 해명하거나 청문회에서 진상을 밝히겠다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야당 측의 강화된 검증 공세를 제대로 비껴갈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인사청문 정국의 핵심은 국회에서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해 문 대통령의 임명이 강행될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야당에서도 문 대통령의 직접적 협조 요청 또는 인사난맥에 따른 사과 등이 있을 경우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벌써부터 야당에서는 높은 국정지지율에 힘입어 '협치'는 생각지도 않는 새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계속 커져만 간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인선을 '코드인사' '제2의 참여정부'로 이미 규정짓고 있다"면서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연대 또는 협치는 당연한 소통 방식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기에 이어질 청문회가 더욱 꼬여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불패신화'로 여겨진 의원 출신의 장관직 진출이 사상 처음으로 균열될 우려를 낳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