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포체티노의 힌트’ 신태용호 손흥민 활용법


입력 2017.07.09 17:23 수정 2017.07.10 22:46        데일리안 스포츠 = 서현규 객원기자

포체티노 전술적 움직임으로 손흥민 장점 극대화

슈틸리케 감독은 좋지 못한 답안만 내놓아

리우 월드컵 이후 다시 만나게 된 신태용 감독과 손흥민. ⓒ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4일 기술 위원회의 오랜 회의 끝에 U-20 대표팀을 맡았던 신태용 감독에게 성인 대표팀의 지휘봉을 맡겼다. 계약기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신태용의 성인 대표팀 감독직 부임은 여러 말을 낳고 있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활용 방안이 화두에 오른 것은 당연하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은 매우 좋은 선수라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이전과는 다르게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 ⓒ 데일리안 서현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제시한 열쇠

손흥민의 강점은 능숙한 양발 사용과 뛰어난 슈팅력, 그리고 정확한 골 결정력이다.

페널티 박스 안이나 근처 어디에서든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이러한 손흥민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2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의도된 밀집'과 '중앙과 측면 사이 공간'이다.

최대 강점인 슈팅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상대 수비수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그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유 있는 공간 속에서 볼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손흥민의 오프 더 볼 능력이 요구되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설계하는 전술적 환경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공격 시 손흥민이 오른쪽에 위치한다면 왼쪽에 다른 공격 자원들을 밀집시킨다. 이에 따라 상대 수비수들이 토트넘의 왼쪽 진영으로 몰리게 된다면, 손흥민이 비로소 여유 있는 공간 속에서 볼을 받을 기회를 잡게 된다.

포체티노 감독은 볼을 받는 손흥민이 '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위 그림에서 빨간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공간)에 위치하도록 했다. 하프 스페이스라고도 불리는 이 공간에서는 상대 센터백과 윙백 사이로 침투할 수 있으며, 볼을 잡을 경우 박스 안 크로스와 슈팅, 그리고 오버래핑을 올라온 측면 수비수에게 패스라는 3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손흥민이 처진 위치에서 볼을 잡는다면 나머지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 라인에 붙어주는 식으로 슈팅 기회를 제공해줬다. 더불어 지난 시즌에는 오프 더 볼 능력과 돌파력을 키우면서 개인 능력으로 슈팅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슈틸리케의 이라크 전, 시리아 전 손흥민 활용 방안. ⓒ 데일리안 서현규

손흥민 활용하지 못한 슈틸리케의 '악례'

반면 슈틸리케의 경우 지난 이라크와의 평가전 때 3-4-3포메이션을 꺼내들면서 손흥민을 왼쪽 공격수 자리에 배치했다. 3-4-3 대형의 단점 중 하나는 중앙 미드필더 숫자가 2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 라인 중 한 선수가 유기적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이라크와의 경기서 손흥민과 이청용이 이 역할을 수행했다.

중원에서의 숫자 싸움에 가담하여 연계에 치중하다 보면 자연스레 궁극적인 슈팅 기회를 잡을 빈도가 낮아진다. 또한 지동원과 이청용은 완전한 스트라이커 유형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 수비 라인에 붙어 손흥민의 슈팅 기회를 창출해주기도 힘들다.

지난 시리아전에서는 구자철, 남태희, 고명진, 최철순 등을 오른쪽에 밀집시키고, 손흥민을 왼쪽에 홀로 두는 전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활용한 전술과 매우 유사하지만 문제는 오른쪽으로 밀집된 선수들이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무언가를 시도해보기도 전에 공격이 막혔다는 점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손흥민과 다시 한 배를 타게 됐다. 이번 성인대표팀에서는 손흥민 활용의 극대화로 대표팀의 러시아행을 확정지을 수 있을까. 그의 탁월한 전술적 안목이 다시 빛을 발할 때다.

서현규 기자 (toru_100@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서현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