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CEO]패션업 넘어 '생활문화기업 LF' 이끄는 오규식 대표

손현진 기자

입력 2017.11.17 06:00  수정 2017.11.17 05:53

구 LG패션에서 '생활문화기업 LF'로 변신…주력 브랜드 가치도 지속 투자

브랜드별 유통채널 전략 다각화…LF몰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 강화도

오규식 LF 대표이사. ⓒLF

국내 패션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패션업이 주력인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중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곳은 LF다. LF의 전신은 2006년 11월 LG상사에서 분리된 LG패션으로, 사명에서 '패션'을 뗀 것은 2014년이다. LF는 'Life in Future(미래의 삶)'의 약자로, 패션기업을 넘어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 분야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LF는 2007년 매출액인 7000억원 대비 두 배를 웃도는 매출을 올렸지만, 2014년부터 3년 연속 1조4000~5000억원대 매출에 머무르면서 성장이 정체됐다는 지적도 받는다. 그러나 3년새 패션부문 매출이 3~4% 소폭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늘리며 선전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구본걸 회장은 올해 3월 주총에서 "LF는 전통적인 패션업에 국한하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를 갖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규식 LF 사장은 이같은 비전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업으로서 LF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신 사업 개척·브랜드 가치 제고…'투트랙' 전략 고안=경북 안동 출신인 오 사장은 1982년 서강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해 반도상사(현 LG상사)에 입사했다. LG상사 뉴욕지사와 패션부문 상무를 거쳐 2006년부터 LG패션 부사장을 지냈고, 2012년 LG패션 대표이사에 올랐다.

오 사장이 LF 대표이사를 맡은 2012년은 국내 패션업계 침체가 본격화한 해였다. 국내 패션시장은 2011년 11.8% 성장한 뒤로 매년 4% 미만의 저성장에 그치고 있다. LF는 패션업에만 집중하기보다 사업 부문을 다각화하며 위기에 대처해왔지만 본업인 패션사업 역량에도 지속 투자했다. 오 사장은 전략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안정적인 패션사업을 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비즈니스 전략가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가로 스스로 변화를 실천하며 유통채널 전략을 재편해왔다.

LF는 정통 신사복부터 숙녀복·캐주얼·스포츠웨어·액세서리와 아웃도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급변하는 시장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별 특성에 맞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뉴욕’, ‘마에스트로’ 등 고급 브랜드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고 ‘TNGT’와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는 몰 중심 가두유통에 집중해 트렌드와 함께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LF는 지난해 6월부터 그린랜드, 불리1803, 그라네파스텔 등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1월에는 주류 유통회사인 인덜지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고 주류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차별점을 모색하고 있다.

LF몰 신규 BI. ⓒLF

◆'온라인' 중심의 유통환경 변화…LF몰 개편해 대비=LF는 온라인 중심의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한 발 앞서 준비했다. 2000년 ‘패션엘지닷컴’으로 출발해 2014년 사이트명을 개편한 'LF몰'은 헤지스·닥스·질스튜어트 등 LF 계열의 패션 브랜드는 물론 샤넬·프라다·구찌·생로랑 등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까지 판매하고 있다. 패션뿐 아니라 뷰티, 리빙, 키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11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키면서 온라인 쇼핑객의 다양한 필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LF몰은 온라인 사업 투자가 본격화된 2010년부터 매년 매출이 두 자리 수 이상 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올해 라이브 쇼핑이 가능한 동영상 쇼핑채널 냐온(LFON)을 론칭하고, 최근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선보이는 등 온라인 시장 흐름에 따른 능동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LF는 LF몰 중심의 고가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온라인몰 포트폴리오를 중저가 브랜드까지 확대하기 위해 2015년 '하프클럽닷컴'과 유아동 전문 쇼핑몰 '보리보리', 스포츠 아웃도어 전문몰 '아웃도어스' 등을 보유한 온라인 기업 '트라이씨클'을 인수하며 온라인몰 플랫폼을 강화했다. 같은 해 라이프스타일 전문 방송 '동아TV'를 인수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확보하면서 LF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과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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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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