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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이란 게 존재한다…'이번 생은 처음이라'


입력 2017.11.20 06:50 수정 2017.11.20 09:05        부수정 기자

정소민·이민기 주연 현실 로맨스

사랑·결혼 의미 되짚으며 잔잔한 인기

배우 정소민 이민기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집 있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와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남세희가 한집에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tvN

정소민·이민기 주연 현실 로맨스
사랑·결혼 의미 되짚으며 잔잔한 인기


"우리는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란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김연수 단편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중에서)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극 중 지호(정소민)가 세희(이민기)에게 사랑을 느낀 후 나온 구절이다. 지호와 세희는 세입자와 집주인으로 만나 계약 결혼을 한다. 애초부터 둘 사이엔 사랑은 없었다.

지호는 모태솔로고, 세희는 비혼주의자다. 특히 세희는 감정 없는 로봇과 같았다. 과거 사랑의 상처 탓이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못 열 것 같았던 세희,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던 지호는 책 속 구절처럼 '노력'이라는 행위로 사랑을 느낀다.

둘 마음을 처음 확인한 키스신에서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 흘러나왔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배우 정소민 이민기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집 있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와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남세희가 한집에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tvN

사랑의 가치, 책임감을 동시에 나타낸 구절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행복하다. 하지만 마냥 행복하고 웃는 일만 가득하지 않다. 한 사람의 일생을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에서 자주 충돌하고, 이해 못 할 일도 생겨난다. '난 이런데 넌 왜 그래?',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남녀 간의 사랑도 인간관계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이 필수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도 힘든 팍팍한 현실에는 이런 과정조차 힘겹다. 연애, 결혼을 포기하는 청춘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이 같은 현실을 촘촘하게 들여다본다. 계약 결혼을 한 지호·세희 커플, 계약 연애를 시작한 수지(이솜)·상구(박병은) 커플, 장수커플 호랑(김가은)·원석(김민석) 등이 그렇다.

상구는 결혼을 꺼리는 수지가 못마땅하다. 그런 그녀를 설득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도 그녀를 이해하려 한다. 사랑한다는 이유에서다.

호랑과 원석은 7년째 연애 중이다. 결혼을 너무 하고 싶은 호랑과 달리 원석은 결혼이 먼일 같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돈이 있어야 결혼도 한다. 자리도 잡아야 하고, 집도 구해야 한다. 결혼에 대한 상상으로 단꿈에 젖어 있는 호랑에게 민석은 몇 년 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호랑은 그런 민석이 이젠 지친다. 사랑만으로 안 되는 게 결혼이다.

배우 정소민 이민기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집 있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와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남세희가 한집에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tvN

드라마는 이 세 커플을 통해 이 시대의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조명한다. 무엇보다 세 커플이 상황이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게 미덕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이 된다. 결혼하지 않으려는 수지도, 그런 수지를 설득하려는 상구의 마음도 헤아려진다.

호랑과 원석은 어떤가. 결혼할 때 현실적인 조건이 우선시 되는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했다. 서로 너무 사랑하지만, 불안한 미래 탓에 헤어지냐 마냐 고민하는 모습은 누구나 겪었을 법하다.

드라마는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이 세상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삶의 이치를 길어 올린다. 지호와 세희가 그렇다. 마음의 문을 닫았던 두 사람은 사랑을 느끼며 행복을 꿈꾼다.

다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 무섭다는 세희는 "이제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며 지호에게 고백한다. 지호라는 사람을 통해 행복과 희망을 그리게 된 것이다.

세 커플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딱 4회 남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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