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에게 미안"…'나의 아저씨' PD가 눈물 흘린 이유
이선균·이지은 주연 tvN 수목극
가슴 따뜻한 밝은 이야기 지향
이선균·이지은 주연 tvN 수목극
가슴 따뜻한 밝은 이야기 지향
tvN 수목극 '나의 아저씨'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송 초반 불거진 여러 논란을 해명하고 나섰다.
'나의 아저씨'는 아저씨 삼형제와 한 여자가 상대방의 삶을 바라보며 서로를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다.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와 '미생', '시그널'을 히트시킨 김원석 PD가 의기투합했다.
이 드라마는 방송 전 으레 여는 제작발표회를 열지 않았다. 상훈 역에 캐스팅된 오달수가 성추문으로 하차해 시끌시끌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PD는 "'나의 아저씨'는 같이 사는 삶, 사람과 사람을 통해 삶이 바뀌는 얘기, 남성 시청자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남녀가 서로를 통해 교감하고, 각자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제목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로맨스가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PD는 "오해가 다 풀리진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지은 씨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어 "지은 씨가 과거에 자신이 불렀던 노래 중에 롤리타 콤플렉스 논란이 있었던 걸 말하며 '감독님 제가 이 드라마 하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어요?'라고 걱정했다. 그래서 제가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가진 논란이 부각되는 게 안타깝지만 그때 그 결정을 내려준 것에 대해 제가 설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은 씨가 이 드라마에 해주고 있는 부분이 크다"고 이지은을 칭찬했다.
'너무 어둡다'는 비판에 대해선 "코미디라고 생각하며 연출하고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코미디의 핵심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이다. 이런 점에서 향후 전개를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도청, 폭력 등 자극적인 부분과 관련해선 "이 부분을 미화하거나, 조장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건 보면 아실 것"이라며 "도청과 폭력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청률은 4%대를 유지 중이다. 김 PD는 "시청률은 만족한다"며 "주변 지인들은 '미생'과 '시그널'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연출자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이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봐왔던 밝고 낙천적인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김 감독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여성 캐릭터라, 인간에 대한 믿음 자체가 없고 40대 아저씨에 대한 거부감과 분노가 크다"며 "동훈 같은 경우는 이 땅의 보편적인 가장을 반영했다. 어울리지 않고 불편해 보이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희한한 경험이 되도록 표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PD는 또 "내가 박상훈"이라며 또 울컥한 뒤 "내 드라마가 어둡고 우울하지만은 않다. 가슴이 따뜻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이날 주연 배우들은 드라마 속 의상을 입고 간담회에 등장했다. 아이유의 아이디어다.
이선균은 삼형제 중 둘째인 박동훈 역을 맡았다. 인생의 내리막길을 달리는 형과 동생 사이에서 안전제일주의를 추구하는 건축회사의 구조기술사다. 묵묵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사랑스러운 중년의 아저씨 캐릭터다.
이선균은 "나와 성향이 다른, 답답한 인물이라 고민이 많았다"며 "'나의 아저씨'는 사랑이 아닌 사람 이야기다. 연속된 사건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없는데 각자 캐릭터를 표현하다 보면 좋은 모습이 나올 듯하다. 이 캐릭터를 통해 '어른이란 무엇일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도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이지은과의 호흡에 대해 "이지안과의 싱크로율이 100%"라며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한다"고 했다.
이지은은 거칠고 차가운 성격의 이지안 역을 맡았다. 이지은은 "지난해 굉장히 바쁠 때 대본을 받았는데,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 걱정이 많아서 출연 결정을 머뭇거렸다"며 "'이 작품을 끝냈을 때 많은 것을 배우고 공부할 것'이라는 감독님의 한 마디에 끌려서 출연하게 됐다. 그 어떤 촬영장에서보다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문제를 만들고 다니는 지안이라는 캐릭터가 독특해서 흥미를 느꼈다"면서 "지안이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기보다는 지안이를 객관적으로 그려내는 점도 신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 중 지안이가 방어기제가 있는 캐릭터라 초반에 휘둘리기도 했다"며 "초반 1, 2부는 대사와 인물의 서사가 별로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성별, 나이가 분명하지 않은 말투와 차림새, 눈빛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초반에 비해 지안이를 대하는 마음도 변했고,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은은 지난 2015년 앨범 수록곡 '제제(ZeZe)'의 가사에서 주인공 제제를 성적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소아성애를 자극하는 롤리타 콘셉트를 고수한다는 일부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가 '나의 아저씨'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더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지은은 "앨범에서 따라붙었던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며 "가수로서 전달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 누군가가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깊게 했고, 그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가졌다. 감독님께도 이런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고, 내가 이 드라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관찰자로 글을 읽으면 이런 논란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 역할을 내가 한다면 '굳이 드라마가 떠안지 않을 논란까지 생길 수도 있겠구나'라고 걱정했다. 촬영 초반에 캐릭터에 몰입한 터라 반응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나보다도 제작진을 걱정했다"고 했다.
박호산은 동훈의 형 박상훈을, 송새벽은 동훈의 동생 박기훈을 각각 연기한다.
오달수를 대신해 급하게 투입된 박호산은 "급한 시기여서 빠른 결정이 필요했다"며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작가님의 글과 감독님의 연출력을 믿고 출연하게 됐다.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첫 드라마를 경험한 송새벽은 "드라마가 처음이라 걱정했는데 작가님, 감독님의 팬이라 도전했다"며 "'나의 아저씨'는 이야기와 연출, 배우들의 앙상블이 잘 어우러진 드라마"라고 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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