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시언 "'나혼자산다', 최고 예능…출연만으로 영광"
OCN '플레이어'서 임병민 역
"다양한 역할 하고파"
OCN '플레이어'서 임병민 역
"다양한 역할 하고파"
이시언(36)은 예능과 작품 활동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특유의 소탈한 매력을, 작품에서는 예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뽐낸다.
다채로운 얼굴을 지닌 이시언은 최근 OCN 장르물 '플레이어'를 끝냈다.
'플레이어'는 사기꾼, 드라이버, 해커, 파이터까지, 각 분야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뭉쳐 가진 놈들이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찾아 터는 유쾌·통쾌 머니 스틸 액션 드라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5.8%(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 자체 최고 성적으로 종영했다. 첫 회 4.5%로 OCN 개국 이래 가장 높은 시청률로 출발한 '플레이어'는 후반부까지 고른 수치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최종회에서는 강하리(송승헌), 차아령(정수정), 임병민(이시언), 도진웅(태원석)이 악의 끝판왕 '그 사람'(김종태)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시언은 천재 해커 임병민 역을 맡았다.
21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이시언은 "출연진, 제작진과 매일 밥을 같이 먹으며 친해졌다"며 "이런 게 쉽지 않은데 밥을 같이 먹으며 친목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주연 네 명의 호흡이 관건이 작품이었다. 이시언은 "호흡이 정말 좋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결말에 대해선 "만족한다. 배우들끼리는 시즌 2를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고백했다.
이시언은 천재 해커 임병민 역을 맡았다. 실제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다는 그는 촬영 중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묻자 "병민이처럼 소리 지르진 않는다"고 웃은 뒤 "싱크로율을 50%"라고 전했다.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을 생각하며 출연했는데, 촬영하면서 정말 통쾌하고 재밌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연기 변신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하게 됐고요. 기회가 있다면 안 해 본 역할을 다 하고 싶어요."
실제 검은돈이 입금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당연히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이시언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 '모던파머'(2014),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 '더블유'(2016), '맨투맨'(2017), '투깝스'(2017), '라이브'(2018) 등에 출연했다. 이시언은 특히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시언과 '나 혼자 산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유명세를 떨친 프로그램이지만 배우로서 예능 출연이 장기화 되면 고민이 된다. "부담 되긴 해요. 초반에는 이미지 타격이라는 생각도 했는데, 굳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요. '나혼자 산다' 이후 작품 섭외가 많아지기도 했고요. 제 인지도를 올려 준 에스컬레이터 같은 존재입니다."
노희경 작가는 '나 혼자 산다'에서 이시언이 집에서 혼자 TV를 보는 장면을 보고 그를 강남일 역에 캐스팅했다. '라이브' 속 강남일은 이시언의 다른 모습을 선보인 캐릭터다. 그는 "좋은 분들이 모여 촬영한 덕에 정말 행복한 작품이었다"면서 "'라이브', '플레이어'에 이어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시언은 '나 혼자 산다'에서 '대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 수식어가 부담스럽다는 그는 "진짜 대배우가 된다는 믿음으로 연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예능이 너무 불편하다는 그는 '나 혼자 산다'를 두고 '친한 친구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처음엔 정말 불편하고 부담스러웠어요. 근데 촬영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나 혼자 산다'는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이라고 믿어요. 그 자리에 있는 게 영광스럽답니다."
이시언은 아파트 청약에도 당첨돼 화제가 됐다. 우연한 기회에 몸을 움직였다는 아파트 청약 당첨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큰 생각은 없었는데 지하철 광고에서 보고 신청했는데 돼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집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있는데, 제가 살면서 집 인테리어를 고민하게 될 줄을 몰랐죠. 집에 한 번 가봤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피겨는 옷장 밑에 숨겨져 있습니다(웃음)."
상도동에서 카페 상도목장을 운영 중인 그는 "좋은 동네라는 기운을 느껴서 상도동에 카페를 냈다"고 "큰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부자가 되려고 만든 건 아니다"고 미소 지었다.
배우로서 신념을 물었다. 이시언의 가치관은 확고했다. "배우는 이래야 돼"라는 말을 만들고 싶지 않단다. 다만, 배우는 착해야 한다고. 뚜렷한 목표도 세우지 않고, 소소한 계획은 세운다. 분량 상관없이 다채로운 역할을 하는 거다.
"신인 때는 '난 배우야'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응답하라'를 마친 후에 그런 생각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난 이래야 돼'라는 생각이 없어진 게 데뷔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에요. 조금 더 부드러워지기도 했고요. 인간 이시언으로서는 '착하게 살자'라는 신념을 지키고 싶어요."
그래도 이시언은 최근 잇따라 목표를 이룬 셈이다. 기쁠 법도 한데 배우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너무 괴로웠어요. 행복하면 또 불안하거든요. 목표를 이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네요."
지난해 예능 신인상을 받은 그는 이번에도 상을 노릴 법하다. 이시언은 "주시면 잘 받겠다"고 웃었다.
내년 계획을 묻자 "차기작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좋은 작품을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마흔 전에는 가족들과 같이 살 만한 집을 사고 싶어요. 요즘 알아보고 있는데 찾기가 쉽지 않아요.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마흔 전엔 이 목표를 이루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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