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럭셔리 화장품이 실적 견인하며 1위 수성
'뷰티제국' 아모레퍼시픽…1분기 매출·영업이익↓
LG생건, 럭셔리 화장품이 실적 견인하며 1위 수성
'뷰티제국' 아모레퍼시픽…1분기 매출·영업이익↓
LG생활건강이 국내 화장품기업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아모레퍼시픽을 눌렀다. 1945년 아모레퍼시픽그룹(당시 태평양)이 설립된 이래 70여년간 화장품 시장 1위를 놓치지 않은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5일 공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잠정 매출액 1조8748억원, 영업이익 3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 13.5% 성장했다고 밝혔다.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으로 LG화학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거두며 이익 규모 면에서 그룹 내 2위 계열사로 떠올랐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7.1%에 달한다. LG유플러스(6.1%) LG전자(6.0%)보다 높은 수준이다.
화장품 사업은 1분기에만 매출 1조1390억원을 올리며 전년보다 20%가량 성장했다. 그중 해외 매출 비중은 33%로 전년보다 3.7%포인트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후' '숨'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후와 숨의 전년 동기 대비 중국 현지 매출 증가율은 각각 62.0%, 67.0%에 달한다.
'후'는 출시 15년 만인 지난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2016년 1조원을 넘어선지 2년 만에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원조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를 따돌렸다.
'후'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고수한 게 통했다. '왕실의 궁중처방'이란 콘셉트, 화려한 금색 제품 디자인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후'는 현재 중국 주요 도시 백화점을 중심으로 2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북미 지역 전역을 커버하는 화장품 헬스 제품 판매회사 '뉴에이본' 지분 100% 인수를 밝히면서 LG생활건강의 미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2위 아모레퍼시픽과의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아 옛날이여~"…아모레퍼시픽 왕좌 탈환 노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1분기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 29일 공시한 1분기 매출 실적은 1조6425억원, 영업이익은 204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1%, 26.4%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으로 올 1분기에 1조45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 증가하는데 그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866억원이다. 이 중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129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국내 소비 감소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로드숍 브랜드의 실적이 나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부진한 실적에 대해 "투자 지속으로 인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다"면서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활동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에 A.S 왓슨과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고 세포라를 통해 유럽 18개국에 라네즈를 론칭하는 등 유통 채널 다각화에 힘썼다. 국내에서도 개별 브랜드 로드숍을 줄이고 멀티 브랜드숍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의 발굴과 유통 채널 다각화, 글로벌 신시장 개척,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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