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통제vs과제] 나랏빚 6500조 찍었는데 '25조 돈풀기'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3.27 05:05  수정 2026.03.27 05:05

정부 부채 역대 최고 수준

1년 새 10% 급증, GDP의 48.6%

野 "李정부, 위기 때마다 돈 꺼내"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해 국내 실물경제에 전방위적인 충격파가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25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오는 31일 국회에 제출된다.


이번 추경안은 △고유가 부담 완화 △취약계층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을 골자로 한다. 이번 추경안에는 비수도권·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역화폐 형태의 현금성 지원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야 골목상권에 돈이 빨리 돌고 경기 순환에 도움이 된다"며 지역화폐를 이용한 민생지원금 지급 방안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이 뜻을 모았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추경안 편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선거용 추경'이라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편성 규모가 당초 거론되던 것보다 5조~10조원이나 많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다만 이 대통령은 "추경이 '퍼주기'라는 비판은 정치적 선동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이번에는 예상보다 늘어난 초과 세수로 추경을 하는 것이지, 빚 내서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국회가 지난해 말 통과시킨 올해 정부 예산은 728조원 규모로, 이번 추경안이 통과되면 올해 정부 지출은 약 753조원으로 3.4%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본예산 대비 80조원 가까이 추가되는 것으로 11.8% 늘어난 규모다. 초과 세수로 추경을 한다고 하지만, 이미 올해 본예산을 위해 100조원 넘는 적자재정(관리재정수지)을 편성한 만큼, 재정 불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계·기업부채를 모두 더한 우리나라 총부채 규모가 처음 6500조원을 넘어섰다. 2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3분기 말 원화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은 6500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약 280조원(4.5%) 불어난 수치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48%에 달했다.


이 중 정부부채는 1250조7746억원, 가계부채는 2342조6728억원, 기업부채는 2907조1369억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정부부채가 9.8%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각각 3.0%, 3.6% 늘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확장재정을 통한 경기 진작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 정부는 지난해 13조9000억원 규모의 민생 회복 소비쿠폰을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기도 했다.


부채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48.6%로, 1년 전(43.6%)보다 5.0%p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다. 절대 수준만 보면 미국(122.8%), 일본(199.3%), 프랑스(110.4%) 등 주요국보다 낮지만, 증가 속도 측면에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추경안을 늘어난 세수로 충당한다지만, 대규모 재정 투입은 물가와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이번 추경안에 대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빚더미에 앉혀 놓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가 망하든 말든 본인 지지율만 유지하면 되고 청년들의 미래야 어찌 되든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계산"이라며 "고환율·고물가·고유가 3중 위기에 돈을 풀면 환율은 더 오르고 물가는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우리 경제와 민생을 제발 그만 망치고 나라와 청년의 미래를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위기 때마다 돈을 꺼내는 것이 이 정부의 일관된 패턴"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유류세 핵심인 교통·에너지·환경세만 13조 원이고 교육세까지 합산하면 17조~18조 원에 달한다"며 "이것은 연간 총액이니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면 실제 소요액은 그보다 적다. 초과세수 20조 원으로 충분히 감당된다. 나머지 재원은 고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관광업·운수업·물류업 피해 업종에 집중 투입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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