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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유해진 "'봉오동전투', 무거운 책임감 느껴요"


입력 2019.08.02 09:14 수정 2019.08.03 13:33        부수정 기자

항일대도 휘두르는 독립군 황해철 역

"단단하고 묵직한 돌멩이 같은 작품"

배우 유해진은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쇼박스

영화 '봉오동 전투'서 황해철 역
"단단하고 묵직한 돌멩이 같은 작품"


시대를 연기하는 배우. 유해진(49) 앞에 붙는 수식어다. 과거 역사 속 인물을 연기하더라도 유해진은 실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처럼 물 흐르듯 연기한다.

이번엔 독립군이다.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 전투를 그린 근현대물이다. 특정한 영웅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 특징.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영화화했다.

유해진은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 유해진의 남성적인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캐릭터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유해진을 만났다. 카키색 티셔츠와 팬츠를 입은 그는 방금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사람 같았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유해진은 오랜 시간 단단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젊었을 때부터 '깡' 있고, 단단해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단다. 20년 동안 산을 탄 결과 탄탄한 몸이 만들어졌다.

배우 유해진은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쇼박스

짧은 머리에 까맣게 탄 피부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던 찰나 '봉오동 전투'를 만났다.

유해진은 "영화 자체가 단단하고 묵직한 돌멩이 같아서 끌렸다"며 "원신연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있어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독립군을 연기한 배우들이 단체로 나온 흑백 포스터는 실존 인물이 있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준다. 배우 역시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이다. 캐릭터 의상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선택했다.

산과 달리기를 좋아하는 유해진은 영화에서 있는 힘껏 능선을 타거나 숲속을 뛰어다녔다. 몸놀림 역시 가볍다. "확 뛰고 나면 기분이 좋아요. 영화를 찍을 때는 앞을 보고 뛰어야 해서 힘들었습니다. 류준열, 조우진 씨보다 더 잘 뛰었어요. 하하. 근데 류준열 씨가 경사가 높은 언덕을 뛰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큰 칼을 활용한 액션도 돋보인다. '대도'는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 들기조차 힘들 정도다. 유해진이 맡은 해철은 칼을 능수능란하게 쓰며 적을 무찌르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남성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제가 좀 카리스마가 있죠. 하하. 영화를 보는데 '무사'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저 말고 어떤 배우가 해도 멋지게 나왔을 겁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출연한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배우는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말모이'(2019) 등 근현대사 작품에서 숨겨진 영웅을 연기했다. 픽션이라 할지라도 역사적 인물을 간접 체험한 터라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 상황이었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봉오동 전투'도 마찬가지였다. 독립군들의 고뇌와 희생정신은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영화에서 잔혹한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엔 더하지 않을까요? 더한 고통과 아픔을 느꼈겠죠."

배우 유해진은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쇼박스

유해진은 어떤 작품에서든 실제 실존하는 사람을 연기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의 특기다. 흠잡을 데 없는 연기다. 그래도 배우는 겸손하다. 역할에 어떻게 접근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극에 잘 어우러지려고 노력한다.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이 됐다면 극에 잘 어울렸다고 판단한다.

'봉오동 전투'는 총 제작비 190억대가 든 대작이다. 영화의 규모도 크고, 독립군 이야기라 책임감이 크다.

배우는 "근현대물을 촬영하며 배우는 점이 많다"며 "작품을 찍을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낀다. 항상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영화는 최근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시기에 개봉해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 유해진은 "오랫동안 기획한 영화"라며 "영화는 영화의 힘을 굴러가야 한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는 통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기 잘하는 그도 고민이 있다. 잘하는 배우들 틈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뛰어난 배우들이 치고 올라온다. '내려가는 단계'에 있다는 배우는 정신 차리려 안간힘을 쓴다.

'삼시세끼'에 이어 '스페인 하숙'까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 유해진이 아닌 보통 사람 유해진의 모습도 꾸준히 만날 수 있다. 예능에서 자기 모습을 본 배우의 생각이 궁금했다. "친구들한테 물어봤는데 예능에서 진짜 제 모습 같다고 하더라고요. 작품할 때는 예민한데, 예능에선 아니에요. '스페인 하숙'을 본 지인에게서 문자를 받았어요. '복받은 것 같다'고. 맞아요. 복 받았죠."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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