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전면폐지 제안 이후 반대 여론만 불붙어
"학교 체제 변화, 교육감 수준서 내놓을 담론 아냐"
여명 의원 "이분법적 교육관, 시대적 소명 다했다"
자사고 전면폐지 제안 이후 반대 여론만 불붙어
"학교 체제 변화, 교육감 수준서 내놓을 담론 아냐"
여명 의원 "이분법적 교육관, 시대적 소명 다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제기한 자사고·특목고 전면폐지 공론화 논의가 출발선에도 서지 못하고 있다. '전면폐지' 강공카드로 반대 여론에 돌파구를 찾으려던 조 교육감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조 교육감의 자사고·특목고 전면폐지 제안이 몇 차례 회자됐을 뿐 논쟁의 여지조차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극단적인 주장에 오히려 제안이 힘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 17일 자사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를 전면 폐지하자고 정식 제안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소재 경희고·배재고 등 자사고 6개 학교에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린 뒤 폐지 여론이 일자 역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오히려 조 교육감의 제안이 자사고 폐지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조 교육감의 정식 제안 직후 주말인 지난 21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서울 지역 21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 소속 학생과 학부모 등 5000여 명은 "자사고 지켜줘"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에 여명 서울시의원은 30일 논평을 통해 "시대적 소명을 다한 것은 자사고가 아니라 조희연 교육감의 이분법적 교육관"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여 시의원은 "반나절만 놓아도 공부의 호흡을 되찾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한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왔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청문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절규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교육부 역시 조 교육감의 일괄폐지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 공약은 자사고를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일괄적으로 전면 폐지하는 것은 공약과도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전주 상산고와의 자사고 폐지 전쟁에서 결국 패배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상산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맞서 적극적인 반대 투쟁을 하며 자사고 폐지 반대 여론을 이끌고 있다. 상산고는 결국 교육부의 동의 단계에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수도 서울의 교육감이라 하더라도 지역 차원의 교육감이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학교체제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의 검토와 미래교육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야 한다"며 "교육부 중심의 논의구조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년마다 교육감을 새로 뽑는 현행 교육 체제에서 지역 교육감에 따라 학교체제가 바뀐다면 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예측가능성'이 무너진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종사자 역시 "자사고 전환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이렇게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데 외고를 포함한 특목고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폐지 여부를 공론화하자는 건 지나친 요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론화 제안에 대해선 교육부가 답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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