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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보호' 대책 급물살…금융당국 "두 토끼 어떻게 잡나"


입력 2019.11.25 06:00 수정 2019.11.24 20:11        배근미 기자

금융권 투자자 신뢰도, DLF 사태에 ‘와르르’…‘금소법’ 등 뒤늦게 속도

“투자자보호” 한켠선 “모험자본시장 활성화도 못 놓쳐”…줄타기 계속

금융권 투자자 신뢰도, DLF 사태에 ‘와르르’…‘금소법’ 등 뒤늦게 속도
“투자자보호” 한켠선 “모험자본시장 활성화도 못 놓쳐”…줄타기 계속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최근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사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9년여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어섰다. 금융당국 역시 투자자 보호를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한켠으로는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침도 동시에 내놓고 있어 당초 구상대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최근 만25세~69세 직·간접 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금융투자자보호 신뢰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의 투자 권유 행태 및 투자자보호체계에 대한 신뢰도 점수가 총 100점 만점 가운데 절반 수준인 50점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권유 관련 문항 12개 중 10개의 점수가 50점 미만이었다.

응답자들은 금융회사가 금융투자상품의 모든 투자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밝히는지, 또한 금융회사 광고 및 마케팅에 대한 법적 책임이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에 대해 각각 43.2점, 39.9점의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또 금융당국이 진행하는 금융회사 민원 및 분쟁 절차의 투자자보호 적합성 및 분쟁해결기관의 독립·공정성에 대한 질문 역시 40점 초중반대를 기록하는 등 금융당국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신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을 주관한 해당 재단 측은 ‘낙제점’ 수준인 금융시장 및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수준이 최근 발생한 DLF 대규모 손실사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재단은 “최근 DLF사태 관련 항목인 투자자 권유와 투자자보호 체계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불완전판매 사태가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주 요인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위험성 및 대책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10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돼 있던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이 뒤늦게 힘을 받고 있다. 지난 주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가까스로 통과한 ‘금소법’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이후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겨두게 된다.

한편 금융당국 역시 사모펀드 등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후속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 마련을 통해 현행 1억원인 사모펀드 투자 기준을 3억원으로 높이고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와 신탁상품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는 등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이후 일주일 만인 지난 21일부터는 사모펀드 개인전문투자자 자격 문턱을 낮췄다.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고위험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개인 전문투자자 수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냉온탕 대책을 동시에 내놓은 금융당국 행보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신탁판매 제한에 따른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고 또한 투자자 보호규제가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개인전문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위험 상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보호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당국은 사뭇 다른 두 정책이 되려 고위험 금융투자에 대한 상호보완적 기능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궁극적인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 뿐만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이 보다 원활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하면서 사모펀드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은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소비자선택권 제한, 사모펀드 시장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는 만큼 소비자와 시장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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