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굿즈 가격 10만원에서 최대 몇 십만원까지
아이들 동심과 부모 심리 이용한 과도한 마케팅
관련 굿즈 가격 10만원에서 최대 몇 십만원까지
아이들 동심과 부모 심리 이용한 과도한 마케팅
#. 4살과 6살 두 딸을 둔 주부 A씨는 '엘사 드레스'를 구매하지 못해 영화 관람을 미루고 있다. 영화를 보자마자 딸 둘이 한꺼번에 드레스를 사달라고 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서서다. 게다가 몇 번 입지도 않을 드레스 구매에 10만원 이상을 지출하려고니 선뜻 마음도 내키지 않는다.
여자 아이들을 '엘사 열풍'에 빠뜨리게 했던 '겨울왕국'. 두번째 이야기가 5년 만에 개봉하면서 부모들의 속앓이가 다시 시작됐다.
1편 상영 당시 미국 인터넷 경매 쇼핑몰 이베이에서 엘사 드레스가 한 벌에 1600달러(약 170만원)에 거래되면서 '미국판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패션·유통업계는 '겨울왕국2' 흥행 열풍에 발 빠르게 숟가락을 얹었다. 1만원 이하의 문구 제품, 액세서리부터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드레스, 장난감 등 겨울왕국 굿즈를 쏟아내고 있다.
겨울왕국 굿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입고 등장했던 엘사 드레스다. 이랜드가 내놓은 1만6000벌의 엘사 드레스(4만9900원)는 영화 개봉 전부터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엘사처럼 입고 싶다"는 아이의 투정에 부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엘사 드레스에 소품까지 더하면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몇 십만원을 훌쩍 넘긴다.
이마트몰 기준으로 '엘사 라이팅 드레스(7만4900원)', 가발(3만2900원), 엘사 요술봉(7238원), 왕관세트(8742원) 등 최소 12만원대이다. 20만원~30만원대의 '겨울왕국2 엘사 블루 드레스'도 등장핬다.
이 밖에도 겨울왕국 강림절 달력이 12만9990원, 피규어가 10만7830원 등이다.
가격을 보면 '뉴 등골 브레이커(고가의 제품을 요구하는 자식 때문에 부모의 허리가 휜다는 뜻)'라는 말이 나올만 하다.
거기에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품은 세탁이 불가능 한 경우도 있어 실용성마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격 대비 재질이 좋지도 않고 옷을 물려 줄수도 없다", "손빨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반짝이랑 깃털이 떨어졌다", "장식이 많아서 세탁이 불가능해 실용성은 포기해야 한다"등의 글이 게재됐다.
비싼 가격으로 부모들은 해외직구나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디즈니로부터 인증을 받은 정품도 있지만 짝퉁 상품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아이들의 동심을 이용해 과도한 돈벌이에 나서는 일부 기업들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는 '노스페이스 바람막이', '몽클레어 패딩' 등 고가 브랜드의 옷이 주된 등골 브레이커로 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의 지갑을 털었다면, 이번에는 주 타깃 층이 미취학 아동으로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주부 최모 씨는 "부모들은 높은 가격에 난색을 보이면서도 아이가 혹시 기죽을까봐 어쩔 수 없이 사주게 된다"면서 "업계가 이런 부모의 심리와 아이들의 동심을 교모하게 악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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