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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포르노 그 자체"…윤지혜, '호흡' 부조리함 폭로


입력 2019.12.15 20:28 수정 2019.12.15 20:28        부수정 기자
배우 윤지혜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호흡'(권만기 감독)에 대해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촬영 현장에서 겪은 부조리함을 폭로했다.ⓒ씨제스

배우 윤지혜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호흡'(권만기 감독)에 대해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촬영 현장에서 겪은 부조리함을 폭로했다.

윤지혜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직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참을 수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며 "제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달 19일 개봉을 앞둔 '호흡'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선정된 졸업작품으로, 제작비는 7000만원대다.

영화는 아이를 납치한 정주(윤지혜)와 납치된 그 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심리 드라마다.

윤지혜는 "이 정도로 초저예산으로 된 작업은 처음"이라며 "힘들겠지만, 초심자들에게 뭔가를 느끼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큰 착각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면서 "제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저는 극도의 예민함에 극도의 미칠 것 같음을 연기하게 됐다. 사실 연기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윤지혜는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에 하차해야 했다.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저를 피해 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한 뒤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니며 이 역시 재밌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봤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털어놨다..

"여러 번 폭발했고 참을 수가 없었다"는 윤지혜는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며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어떻게) '현장이 밝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을 당하기 싫다"고 고백했다.

이 글이 다시 화제가 되자 윤지혜는 15일 또 글을 올려 "묵인하는 것보다 털어놓고 벌어지는 이후의 일들을 감당하는 것이 제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제가 너무 괴롭고 죽을 것 같아서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의견들로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신데 저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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