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반기·삼성 하반기 목표…높은 가격에 기술 비전 제시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기술 대결이 가열되는 가운데 양사의 차세대 TV 중 어느 제품이 먼저 가정용으로 고객의 집 문턱을 넘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와 LG전자의 롤러블 TV는 아직 출시일이 확정되지 않았다. 양사는 제품 가격이 고가에 형성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기술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의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이하 크기 LED를 뜻한다. 조명이나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백라이트로 활용되던 LED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져 디스플레이 크기와 형태 등에 제약 없이 만들 수 있어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기존 75·146·219·292인치로 선보였던 ‘더 월 TV’를 75·88·93·110·150·292인치로 확대했다.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디스플레이 크기를 촘촘하게 만들어 가정용 라인업을 강화했다.
다만, 당장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가 출시돼도 일반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LED 소자를 하나하나 기판에 집어넣는 정밀한 공정을 거쳐야 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제품이 고가에 형성된 만큼 기술 비전을 제시하는 용도로 고객에 선보이고 기존 QLED TV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북미법인이 공개한 806.4x453.6x72.5㎜ 상업용 마이크로 LED ‘더 월 프로페셔널’의 모듈 가격은 2만33달러(약 2330만원)다.
가격 공개 당시 삼성전자가 더 월의 기본 모델로 제시한 146인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로와 세로 4장씩 총 16장이 필요하다. 1대당 40만달러(4억6500만원) 수준이다. 제품을 위한 18개 모듈과 설치비, 수수료 등을 포함한 가격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가정용 제품은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LG전자의 롤러블 TV는 이르면 상반기 늦으면 3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LG전자는 지난해 내에 롤러블 TV를 출시하겠다고 공헌했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
출시가 미뤄지자 정식 출시를 하기에는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하지만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기존의 롤업과 다른 롤다운 방식의 기술을 구현하며 이를 불식시켰다.
화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기술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롤업이 디스플레이가 말려있는 테이블 공간이 필요하다면, 롤다운은 천장 설치로 별도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LG전자는 당장은 양산이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직 공정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가격이 고가에 형성되고 있는 만큼 대량 생산보다는 기술에 대한 확실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롤러블 TV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롤업 방식의 롤러블 TV는 지난해 말 출시 직전 단계까지 도달했다가 유통과정 등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하며 출시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TV의 미래를 보여주는 제품인 만큼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해 제대로 출시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생산기지인 중국 광저우 공장 이달 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7만장과 광저우 9만장을 더해 월 16만장의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때문에 기존 8K 올레드 TV와 함께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인 롤러블 TV의 생산도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차세대 TV 기술 중 어느 제품이 먼저 고객들에게 다가갈지 주목된다”며 “다만 가격이 고가에 형성된 만큼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려면 양산을 통한 가격 하락 등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