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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XM3로 반등 노리지만…곳곳에 암초


입력 2020.02.18 06:00 수정 2020.02.17 17:3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연말까지 XM3 수출 공백에 준중형 SUV 경쟁 심화… 올해 신차 흥행 절실

지난해 3월 28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공개된 'XM3 인스파이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해 첫 신차인 XM3으로 반등을 노리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코로나19, 임단협 갈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XM3의 해외 물량 배정 여부가 연말에나 결정되는 만큼 최소 8~9개월간은 XM3의 국내 시장 흥행에 전력을 쏟아야 하지만 2019년 임단협 협상이 아직까지 진행 중인데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SUV를 내놓고 있어 내수 진작을 위한 르노삼성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내달 초 XM3를 출시한다. XM3는 국산차로서는 처음으로 쿠페와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정통 SUV가 아닌 크로스오버 스타일인 만큼 경쟁 모델들과의 정면대결보다는 르노삼성 특유의 ‘틈새시장 공략’으로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비슷한 예로 한국GM은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를 메우는 전략적인 SUV'라는 홍보 문구로 소형 SUV 보다 큰 차체와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셀토스 경쟁차종이라는 인식을 부여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한 것처럼 XM3도 안정적인 시장 안착이 중요하다. SM3, SM5, SM7가 단종됐고 주력차종인 SM6, QM6이 사실상 내수를 견인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려면 신차 효과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2019년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데다 현대·기아차에서도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기대만큼 XM3가 판매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노사는 지난 7일 제 13차 본교섭 결렬 이후 후속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날 회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급 동결 대신 격려금 200만원을 제시하고 이 밖에 XM3 성공 출시 격려금 200만원, 임금협상 타결 격려금 100만원, PI(생산성 격려금) 50%, PS(이익 배분제) 선지급 250만원 등을 내놨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단일호봉제 도입 등 고정비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후 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 11일~14일 사흘간 부산공장이 휴업하면서 임단협 교섭도 중단됐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17일 교섭 일정과 관련해 노사 간사간 조율할 예정"이라면서도 "일정이 바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의 대치가 길어질수록 생산성 약화는 불가피하다. 노조가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계속 부분 파업을 벌이면서 현재까지 수 백억원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르노삼성은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고정비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산공장을 방문한 르노그룹 2인자인호세 비센테 데 로스 모소스 제조·공급 담당 부회장도 "품질·비용·시간·생산성(QCTP) 측면에서 경쟁력을 많이 상실했다"며 부산공장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경쟁사들의 SUV 신차 출시도 부담요소다. 한국지엠이 올해 1월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고 현대차가 준중형 SUV인 4세대 모델 투싼을 올 하반기 출시한다. 기아차도 빠르면 연내 5세대 모델인 스포티지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준중형 SUV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노조와 대화를 지속하며 예정한대로 XM3를 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계획대로 XM3를 출시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추후에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선 XM3가 3월 국내 시장에 나오면 QM3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2세대 캡처와 3세대 ZOE(조에)도 순차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여기에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한 SM6와 QM6, 르노 마스터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르노삼성은 6종의 신차로 내수 판매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올해 내수만으로 버텨야 하는 르노삼성으로서는 예정된 신차들이 모두 흥행해야만 한다. 적어도 10만대 이상은 국내에서 소비돼야 XM3 수출 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 갈등을 잠재우고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업계 관계자는 "XM3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짓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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