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공급책 실패 후 달라진 정부 마스크 재사용 권고 ‘믿어도 되나’
공적마스크도 최근 3일동안 공급량 되레 줄어, 이젠 ‘할당제’ 준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서 가장 큰 격론은 의외의 ‘마스크 대란’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출현으로 국민들은 처음 겪는 속도의 전파력과 신흥종교의 집단적 향배로 어리둥절한 가운데 정부는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국민행동 예방수칙으로 정하고 독려했다.
하지만 쓰라는 마스크는 제대로 공급이 안됐으며, 정부의 거듭된 수급대책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정부가 말로만 마스크 쓰기 생활화를 외칠 때 마스크는 해외수출로 매점매석으로 누수 되고 있었다. 재고 물량이 떨어지고서야 강제권을 발동해 ‘공적 마스크 판매’라는 고육지책이 등장했다.
그럼에도 실기한 탓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모임과 집회에 버금가는 ‘마스크 줄서기’를 감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대책을 믿어달라던 대통령과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들이 ‘마스크 대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고, ‘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해법을 내놓으라’는 대통령의 호통에 입장도 달라졌다.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해 주기 바란다.”는 대통령의 지침에 마스크 수칙도 새로 변경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효과가 없다던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과 면 마스크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건용 마스크는 재사용 하지 말 것, 면 마스크는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는 권고와는 정면으로 대비된다.
‘비상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개정 및 권고’라고 전제했지만 스스로의 말을 뒤집은 셈이 됐다. 마스크 생산공장의 가동률도 외려 줄었다. 최근 3일간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된 마스크 물량도 2일 587만7000개, 3일 576만개, 4일 541만5000개로 소폭이지만 줄어들었다.
이에 국민들은 ‘재사용은 얼마동안 쓰라는 건지, 사용한 마스크는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정말 면 마스크도 비말을 거를 수 있는가’라며 최소한의 기준도 없다는 불만을 쏟아냈지만 ‘자기가 쓰는 마스크는 위생적으로 오염되지 않게 잘 말려 일정기간 사용해도 무리없다’는 애매한 표현만 으로 일관했다.
이처럼 정부가 오락가락 행정을 취하는 사이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났다. 더 나가 청와대 관계자가 이제와 “모든 국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두가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는 발언을 하는 등 기존의 조치와는 달라진 행태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이쯤 되니 ‘환기가 잘되면 실내에서는 마스크가 불필요하다’는 식약처의 말도 믿지 않는 눈치다. 일부 국민들은 공기로 인한 감염의심, 무증상자의 감염 사례 등을 들면서 “마스크가 필요한데 공급물량이 부족하다보니 정부가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며 정부 대책에 대한 신빙성에 의혹도 제기했다.
현재 정부는 한 약사가 제안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시스템 활용을 정부가 받아들여 시스템 개편을 준비를 하고 있다. DUR시스템은 약물중복투약과 병용금기를 막기 위해 구축된 시스템으로 이를 보완해 일종의 마스크 할당제로 활용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일주일간의 정부 마스크 대책이 실패로 귀결되는 사이 국민들은 꼭 필요한 업무와 부득이한 일정만 빼고 조용한 칩거를 택했지만 확진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4일 오후 기준 5621명이 확진됐으며 35명이 사망했다.
또한 정부는 의사협회에서 제안한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권유하면서 이번 주 일주일 집중관리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차도 의료전문가들 사이에는 ‘성급한 판단’이라고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단기간에 잡히지 않는 바이러스의 특성 상 긴 호흡으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설령 확산세가 주춤한다 해도 자칫 국민들의 경계심이 흐려질까 하는 우려를 표했다.
정부도 이제는 섣부른 판단과 뒤늦게 대책으로 더 큰 우를 택하지 말고, 현실적이고 명료한 가이드라인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다.
그래야 11조7000억원이라는 슈퍼추경으로 심각하게 위축된 경제를 떠받치는 데 제대로 힘을 받을 수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