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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무덤 속 월화극 다시 꺼내든 이유는?


입력 2020.03.11 08:41 수정 2020.03.11 08:42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SBS '아무도 모른다' 최고 시청률 9.6% 순항

MBC·KBS2도 월화극 재개 예고, 안착할까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포스터. ⓒ SBS

지상파 3사가 다시 월화드라마 경쟁에 불을 지핀다. 최근 SBS가 'VIP'와 '낭만닥터 김사부2'로 경쟁 없는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면 올봄에는 지상파 3사의 진검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 3사에게 월화극은 계륵이나 다름없었다.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제작비는 지나치게 높아 경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종편과 케이블 채널의 선전으로 설 자리도 마땅치 않았다.


SBS는 지난 6월 '초면에 사랑합니다' 종영 후 그 자리를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MBC 역시 9월 24일 종영한 '웰컴2라이프' 이후 월화극을 잠정 중단했다. KBS2 또한 지난해 11월 종영한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휴식기를 가졌다.


'잔혹사'라 할 만큼 부진한 시청률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지난해 MBC가 방영한 '아이템'(4.9%, 이하 최고 시청률, 닐슨코리아 기준),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8.7%), '검법남녀2'(9.9%), '웰컴2라이프'(6.8%)가 방영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SBS에서 방영된 '해치'(8.2%), '초면에 사랑합니다'(4.6%)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KBS2가 선보인 '녹두전'(8.3%)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시청률로는 높은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보통 지상파 방송사는 외주 제작사에 회당 3~4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케이블이나 종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지상파 3사는 "중간광고가 허용해 달라"며 정부를 압박해왔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회당 1억 원 안팎의 제작비로 만들 수 있다. 시청률 면에서도 드라마와 큰 차이가 없고 재방송을 통한 수익도 높은 편이다. 경영난에 시달려온 지상파 3사가 내릴 수 있는 현실적 판단은 월화극 폐지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상파 3사가 다시 월화극 카드를 꺼내 들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먼저 월화극 부활에 나선 SBS가 독주를 이어간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SBS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24일까지 방영한 'VIP'가 최고 시청률 15.9%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데 이어 올 2월 막을 내린 '낭만닥터 김사부2'(최고시청률 27.1%)가 대박을 터뜨리며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2일부터 방송된 김서형 주연의 '아무도 모른다'도 꾸준히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10일 방송된 4회는 전국 9.5%(2부)를 나타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MBC는 23일부터 월화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을 선보인다. ⓒ MBC

이에 MBC는 오는 23일 오후 8시55분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종영한 '웰컴2라이프' 종영 이후 6개월 만이다. KBS2는 다음 달 '본 어게인'으로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4개월여 만에 월화극을 부활한다. 이에 앞서 4월 6일부터 4부작 미니시리즈 '계약우정'을 내보낸다.


이준혁과 남지현이 주연을 맡은 '365'는 완벽한 인생을 꿈꾸며 1년 전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리는 미스터리물이다. '본 어게인'은 두 번의 생으로 얽힌 세 남녀의 운명과 부활을 그리는 환생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로 장기용, 진세연, 이수혁 등이 출연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전망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에서 올 하반기부터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암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사로선 이에 대비해 텃밭을 미리 다져둘 필요가 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시청률 부진이 이어지거나, 중간광고 허용이 보류될 경우 다시 월화극이 내홍을 겪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몇 년간 부침을 겪어온 월화극이 2020년을 재도약의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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