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의 혜윰] 재건축판 OS요원 자리를 홍보관이 대체하려면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0.06.10 07:00  수정 2020.06.09 22:11

‘클린수주’ 위해 OS요원의 조합원 개별접촉 홍보 금지

각 건설사 ‘홍보관’에서 충분한 홍보 활동 기간 필요

반포3주구 재건축 단지의 삼성물산 홍보관 전경 ⓒ삼성물산

도시정비업계에서 OS요원(홍보대행)은 건설사와 조합원 모두에게 달콤함을 준다.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조합원을 관리하기 어려운 건설사를 위해 OS요원은 튼튼한 징검다리가 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OS요원 없는 수주전은 이기기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조합원 입장에서도 매일같이 찾아와 살갑게 인사를 하고, 일방적이긴 하지만 어찌됐건 건설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OS요원이 편하기도 하고 정감이 간다. 이 과정에서 작게는 커피나 과일을 접대 받기도 하고, 일부 조합원들은 금품까지 제공 받으며 구름 위를 걷는다.


달콤한 만큼 폐해도 많다. 건설사들이 OS요원에 지불하는 비용은 결국 조합원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진흙탕 수주라는 오명의 중심에는 늘 OS요원이 함께했기에 최근에는 OS요원의 조합원 개별접촉 홍보는 금지되고 있다. 클린수주라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됨에 따라 조합원들도 성숙해지고 있고, 건설사들도 과거에 비해 OS요원 활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OS요원을 통한 홍보가 부작용이 더 많다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홍보수단이 필요하다. 시공사 선정총회 한 달 전에 공개되는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나 합동설명회만으로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비교하고 결정하기 쉽지 않다. 결국은 브랜드 파워가 있는 건설사만 유리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최근에는 각 건설사들이 재건축 단지 근처에 마련하는 ‘홍보관’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시공사 선정 총회를 마친 강남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장은 “홍보관은 정해진 장소와 기간 안에 각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공정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OS요원을 통한 개별 홍보를 철저히 금지하고, 엄격한 규칙 아래서 홍보관을 활용한 홍보가 정비업계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현재 건설사들의 홍보관 운영은 1차 합동설명회 이후에나 할 수 있다. 이 기간은 길면 한달에서 짧으면 보름정도에 불과하다. 조합원들에게 개별홍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공식 홍보기간은 더 충분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건설사들도 자신의 홍보관에서 타 건설사를 비방하는 등의 난타전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비업계에 클린수주가 안착하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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