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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넥스트노멀] 상장사 시총 역대급 지각변동...뜨는 별, 지는 별


입력 2020.06.16 05:00 수정 2020.06.16 00:2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언택트’ 카카오 작년 말 23→9위, ‘제조업 현대차 6→11위로

“일시적 테마 가능성 낮아...인터넷·게임은 진입장벽 높은 업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태세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생활 패턴이 가져올 변화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경제 대동맥 역할을 하는 금융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언택트’ 기류와 함께 성큼 다가올 금융의 새로운 지형은 한국 경제의 나침반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펼쳐질 금융 넥스트노멀의 다양한 모습과 이에 대한 생산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코스피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하락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1.48(4.76%)p 내린 2,030.82를 나타내고 있다.ⓒ뉴시스 코스피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하락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1.48(4.76%)p 내린 2,030.82를 나타내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수출 중심의 전통적인 제조업 종목들이 상위권에서 밀려나면서 그 자리를 언택트 관련주들이 대체하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 종목도 수직 상승하며 순위가 큰 폭 뛰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들 대다수 종목은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총 10위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셀트리온, 삼성전자우, LG화학, 삼성SDI, 카카오, SK 순이다.


언택트 소비 수혜를 입은 종목은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장에서 시총 순위가 2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며 지난달 20일 기준 시총 10위로 올라섰다. 이날 9위를 차지한 카카오는 원25만2500원으로 마감, 증시가 폭락했던 3월 19일 대비 88.4% 상승했다. 시총은 22조2182억원으로 현대차(20조8540억원)를 넘어섰다.


언택트 대장주인 네이버는 시총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인적분할 이후 15조8200억원이었던 시총액은 이날 기준 38조269억원에 달한다. 순위도 14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 네이버도 3월 19일 연중 저점 대비 53.3% 뛰는 등 언택트 수혜를 톡톡히 봤다.


제약·바이오주의 도약도 눈에 띈다. 시총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일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장중 86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총 4위인 셀트리온 역시 이날 52주 신고가를 또 경신했다. 다케다제약 의약품 사업 인수와 함께 해마다 바이오시밀러 1개 이상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는 자회사인 신약 개발사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앞두고 이틀 연속 17% 넘게 급등하며 시총액이 21조3895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시총 13위였던 SK는 이날 삼성물산과 현대차를 제치고 한걸음에 10위까지 뛰어올랐다.


게임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업종이다. 지난해 말 시총 26위던 엔씨소프트는 14위까지 올라선 상태다.


반면 현대차 등 제조업은 체면을 구기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각각 6·7위를 기록했던 현대차·현대모비스는 이날 12·15위로 밀려났다. 10위였던 포스코도 17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2015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시총 1, 2위를 다퉜던 종목이다. 이후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하락세를 탔지만 지난해 시총 기준 3~6위권은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더해지며 생산량과 판매량이 급감했고 급기야 시총 11위로 밀려났다. 국내 대표 철강기업 포스코도 시총 톱10에서 물러나는 등 그동안 한국경제와 증시를 지탱해온 전통적 굴뚝산업은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인터넷·게임 등 언택트주가 주도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들의 질주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향후 강도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언택트 업종의 시장 비중으로 보면 비중이 올라간 기간이 길지 않고 비중 상승 폭도 과거의 주도 업종들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다”며 “일시적인 테마에 그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주도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스스로 무너지는 논리가 아직 없기 때문”이라며 “실물 경제에서 공급이 늘어나 마진율이 떨어지거나 주식시장에서 유사한 주식들의 공급이 늘어나 희소성이 떨어지는 경우에 주도 업종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게임은 진입장벽이 높고 아직 주식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주가 선전하고 있다. 씨젠의 경우, 작년 말 순위가 43위였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주목 받으며 5위로 올라섰다. ‘피하주사형 변환 기술’을 내세운 알테오젠도 지난해 말 3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이날 기준 4위다.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성장을 공언한 셀트리온제약 역시 20위에서 2위로 18계단 급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의 경우, 올 하반기에는 개별 모멘텀에 집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상반기 제약·바이오 섹터는 코로나19 팬더믹에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들 위주로 상승했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코로나19가 제약·바이오 센티먼트에 미치는 영향력이 완화돼 개별 연구개발(R&D) 이슈로 움직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 백신의 빠른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하반기 임상 3상 시작이 예정됐는데, 코로나19 백신은 정식 허가 전 긴급사용승인 등의 절차를 통해 미리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크게 완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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