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대 첫 연설회 대구서 열려
지지자 의견 선명히 갈려…쇄신 시각차 뚜렷
대구는 김문수·장동혁…"한길·광훈 품어야"
전한길 씨 현장서 혁신파 향해 "배신자" 난동
"김문수(후보) 말곤 답 없다 아입니까. 이 난국 해결하고 대한민국 구제할 사람 김문수 뿐입니더."
"안철수(후보) 소신 있고, 정직하고 철학 뚜렷하다 아잉교. 국민이 바라는 방향에 따라 인적 청산 해야돼예."
데일리안 국민의힘 전당대회 취재TF팀이 8일 8·22 전당대회를 15일 앞두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당원들의 의견을 취재한 결과, 당원들의 반응은 엇갈려 나타났다. 대선 후보로 나섰던 김문수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당원과 차기 대권주자로 장동혁을 밀어야 한다는 당원도 있었고, 당의 쇄신을 위해 안철수 후보나 조경태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는 당원도 있었다.
국민의힘은 8일 대구에서 8·22 전당대회의 첫 번째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전당대회는 당원들의 축제"라는 말을 증명하듯, 각자 지지하는 후보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3000여 명의 당원들은 꽹과리·북·장구 등을 동원해 시끌벅적한 잔치판을 벌였다.
그런 만큼 당원들의 당심도 엇갈려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를 지지해 부산 동래구에서 대구까지 왔다고 소개한 김모(여·76)씨는 "김문수는 어디에 내놔도 아무 문제될 게 없다. 뒤를 조사해도 당당하다"며 "김문수만 이 난국을 해결하고 대한민국을 구제할 수 있다. 그래서 부산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군이 고향이라는 김모(남·65)씨도 "김문수만 이재명 정부가 잘못됐을 때 강력하게 견제해주고 싸울 수 있다"며 "학생운동·노동운동을 하면서 인생을 올곧게 살지 않았느냐. 지금은 보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후보를 지지하는 인파도 적지 않았다. 장 후보 지지자들은 장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올라설 수 있는 미래를 가진 후보라는 점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대구 서구에서 장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이모(여·55)씨는 "장동혁이 고시를 두 개나 붙었다. 천재 아니냐"라며 "김문수는 나이가 너무 많다. 나보다도 20살이나 많다. 미래가 있겠느냐. 그래서 미래 있는 장동혁을 응원한다"고 언급했다.
대구 남구에서 왔다는 이모(남·60)씨도 "저기 현수막에도 보이다시피 장동혁은 차기 대통령 감이다. 일단 대표를 만들고 난 다음에 다음 대선에 내보내야 한다"며 "그게 보수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 도량동에서 왔다는 조모(남·59)씨도 "장동혁이 참신하지 않느냐. 청문회 때 보니까 말도 잘하고 정치도 잘한다"며 "재선 정도면 대표할 자격을 갖춘 것 같다. 김문수는 대선 패배하지 않았느냐. 참신한 얼굴이 나와야 된다"고 말하며 장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른바 '혁신파'로 분류되는 안 후보와 조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다수 있었다. 부산에서 안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이모(남·60)씨는 "안철수가 소신있고 정직하고 철학이 뚜렷하다"며 "국민들이 바라보는 방향에 맞춰 인적 청산을 해야 하는데 안철수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후보를 보기 위해 부산에서 대구로 왔다는 김모(여·68)씨는 "조경태는 정직하고 양심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부산의 사나이"라며 "국민의힘이 밝하지고 새로운 길로 걸어나가기 위해서 인적쇄신은 100%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을 찾아 혁신파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도록 선동한 전한길 씨를 바라보는 시각도 지지하는 후보별로 엇갈렸다.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김모 씨는 "우리 국민들은 지금 국민의힘이 좋아서 이러는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국민의힘을 미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지금 모든 인사들이 다 뭉쳐야 된다. (전한길까지) 뭉쳐가지고 강력한 김문수가 개혁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모 씨도 "전한길이 왜 극우냐. 오히려 전한길이 지금 제일 잘 싸우고 있는 보수 전사 아니냐"라며 "전한길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있느냐. 장 후보가 대표가 되면 전 씨한테 무슨 자리라도 하나 줬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반대로 안 의원을 지지하는 이모 씨는 "전한길은 너무 강해서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며 "전한길은 국민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가야 한다. (당도) 지금 입당이 중요한게 아니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을 지지하는 김모 씨도 "전한길 같은 극우는 안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같은 계엄 대통령을 좋아하는게 말이 되느냐"라며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안 된다. 당에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 씨는 합동연설회장에 들어와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설에 앞서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자 강성 지지자들에게로 향해 "전한길을 욕하고 있다, 가만히 못 있는다"며 두 손을 들어 "배신자"를 연호하도록 교사했다. 이어 당직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전 씨는 조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의자에 올라가 정상적인 연설회의 진행을 훼방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조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혁신파 지지자들은 전 씨에게 몰려와 "누가 배신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끼리 서로 물병을 던지는 과정에서 전 씨에게 물병이 향하기도 했다.
연설회장 밖에서도 혁신파냐 강경파냐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대구로 온 한 유튜버는 "역사도 모르는 전한길이 무슨 보수냐"라고 외쳤다가, 김 후보 지지자들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대구의 민심은 전반적으로 김 후보와 장 후보 쪽으로 쏠려 있다는 관측이었다. 대구 동구에 거주하면서 택시를 모는 배모(남·74)씨는 "김문수가 최고다. 10년만 더 젊었으면 다음 대통령감이다. 안 후보랑 조 후보는 우리 당 출신이 아닌 배신자 아니냐"라며 "당이 잘 되려면 전한길 뿐만 아니라 전광훈 같이 잘 싸우는 사람들을 끌어안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대구 상인동에 거주하면서 택시를 운전하는 이모(남·60)씨도 "전한길이 출마했으면 전한길을 뽑았을 거다. 지금 그만큼 싸워줄 수 있는 사람이 당에 있느냐"라며 "그런데 못 나왔으니 그나마 잘 싸우는 장동혁이 당을 이끌어야 된다. 조경태 같은 민주당 출신의 배신자를 뽑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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