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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첨단 해양전투체계 보고, 한화시스템 구미 해양연구소를 가다


입력 2020.07.07 06:00 수정 2020.07.07 00:36        구미(경북)=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해군에 최적화된 전투체계 개발...전투력 강화 및 수출 이바지

SW·HW로 네트워크 중심 미래 전장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 개발

총 6700억원 규모 KDDX 두뇌 전투체계 개발 사업 수주 목표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 직원들이 차기잠수함 장보고-Ⅲ 전투체계 활용한 대잠전 모의 수행을 하고 있다.(자료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 직원들이 차기잠수함 장보고-Ⅲ 전투체계 활용한 대잠전 모의 수행을 하고 있다.(자료사진)ⓒ한화시스템

서울 종로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에서 차로 3시간 30분여를 달리자 경북 구미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에 눈에 들어왔다. 서울의 빌딩 숲과 달리 낮은 층의 건물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구미사업장에서는 한화의 해양시스템 연구개발(R&D)의 핵심공간인 해양연구소가 위치해 있다.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는 해군의 모든 함정에 탑재된 전투체계부터 해양무인체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해군력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미래 전장에 대비한 해군 전투력 강화는 물론 수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차세대 첨단 고성능 전투체계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특히 전체 임직원의 83%가 전자공학·컴퓨터공학·기계공학을 전공해 첨단 방산전자 제품 생산을 위한 핵심인재로 채워져 있다.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는 이러한 인적자원을 토대로 전투체계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는 물론, 다기능레이다와 전자광학장비 등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동시에 개발, 양산해 왔다.


◆ 국내 유일 함정 전투체계 개발 역량...유지·보수도 ‘OK'


해양연구소는 본관을 비롯해 광전자동, 시스템 조립동, 시스템 시험동, 전술통신체계 시험동, 안테나 시험장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먼저 본관에 있는 해양SW 연구개발실(LAB)에 들어서자 다양한 컴퓨터와 서버 등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2000년 이후 해군의 모든 신조함과 구축함 성능개량 체계 등 수상함 및 장보고-III 급 잠수함까지 국산 전투체계 SW를 개발하고 있는 현장이라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하나의 전투체계가 개발돼 함정에 탑재되고 전력화돼 운영되는 수명주기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SW 기술이 집약돼 있는 것을 알수 있었다. 회사는 이미 지난 2012년부터 이러한 SW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초부터 20년간 개발환경 변화에 따라 유지 보수를 해오면서 전투체계 수명주기지원(LTS)이 잘 구축돼 왔다”며 “예방적·선제적 유지보수 체계로 전투체계의 변화나 기술과 장비의 업그레이드로 인한 대응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찾은 곳은 해양전투체계(CMS) 시험장이었다. 대한민국 해군의 모든 함형에 최적화된 전투체계를 생산하는 현장이라는 설명이 귀에 들어왔다.


지난 40년간 약 80여척의 다양한 해군 수상함 및 잠수함에 전투체계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약 100여척의 전투체계가 국내외 해군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2000년부터는 전투체계 자체 개발에 착수해 생산된 전투체계를 공급하고 있으며 센서 및 무장 등 다양한 장비와의 연동 및 체계통합(S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1년 말레이시아에 이어 2017년에는 필리핀 호위함 전투체계 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해외 수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양연구소는 전투체계 개발, 양산을 넘어 납품 이후에도 함정의 도태 시점까지 책임지고 후속 군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레퍼런스 시스템 시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투체계 레퍼런스 시스템 시험장은 한화시스템에서 개발, 생산하는 다양한 함형의 전투체계 장비에 대한 단위 장비시험 및 공장 수락시험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전투 체계의 기능 및 성능 시험에 필요한 시험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한화시스템의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의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한화시스템

이 공간에는 다양한 함형(수상함·수중함)의 레퍼런스 시스템들이 실제 전투체계 장비와 동일하게 구축돼 있어 양산 종료 이후에도 후속 수명주기지원(LTS) 사업, HW, SW 개조·개선시 활용된다.


함정은 개발 10년, 양산 10년, 운용 및 성능개량 10년에 이르기까지 완성 후 그 기능을 다할때까지 수명이 약 30년에 달하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함정의 개발과 양산만큼 중요한 부분이 납품 이후 관리”라며 “양산 이후 실제 군에서 사용되는 시점부터는 다양한 변경사항, 기능 및 성능 개량이 필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 개발도 이뤄지고 있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0여년간 함정전투체계를 개발해오며 체계통합 기술 및 임무통제기술을 축적해 이를 무인체계로 확대 적용해 함정 전투체계와 통합함으로써 군사적으로 실용화 가능한 무인체계 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 다기능 레이다에 다양한 전자광학 장비 개발...HW 역량도 향상


건물 밖으로 나와 다른 건물 안으로 이동하니 다양한 통신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한화시스템에서 생산하는 군 통신 장비에 대한 조립·점검·시험을 수행하는 전술체계 시험동이었다. 자동시험장비·온도 챔버·쉘터 탑재 설비 등 통신장비의 성능 시험에 필요한 특수 설비들이 갖춰져 있었다.


TICN은 네트워크중심전(NCW)의 미래 전장 환경에서 정보화 전투체계 및 정밀타격무기(C4ISR-PGM) 통합 전투능력 보장을 위한 전술 통신을 지원해야 한다. 또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실시간 전달을 통한 전장 정보의 신속한 공유가 가능해야 하는데 이에 최적화된 통합 통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역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힌화시스템의 전자광학추적장치(EOTS).ⓒ한화시스템 힌화시스템의 전자광학추적장치(EOTS).ⓒ한화시스템

이어 방문한 시스템조립장은 지난 40여년간 한화시스템의 전자광학 장비개발·양산 노하우 집성지라는 말이 어울리는 장소였다. 전자광학추적장치(EOTS)와 적외선탐지추적장치(IRST) 등 각종 전자광학장비들을 볼 수 있었다.


전자광학 장비에 대한 조립·점검·시험을 수행하는 장소로 전자광학 장비 개발 및 생산에 필수요소인 클린룸 설비를 비롯해 광학장비 성능 시험용 시준기, 생산장비의 내 환경성 시험을 수행하기 위한 KOLAS인증된 다양한 환경시험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또 함정에 탑재되는 상황을 모사해 영상 추적 성능 시험을 수행하는 함 요동 모사기 등의 설비들이 구축돼 있었다.


또 국내 최초 3차원 위상배열 다기능레이다 ‘천궁 다기능레이다’ 탄생지도 소개됐다. 천궁 다기능 레이다는 천궁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의 핵심 센서로서 복잡 다양한 전장환경에서 1개의 레이다로 360도 전방위, 다수 표적에 대한 동시 탐지, 추적, 적아식별, 미사일 유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최초 3차원 위상배열 교전용 다기능레이다다.


구미사업장에는 천궁 주요 구성품을 조립, 시험하는 유니트 조립시험장이 있고 경기도 용인 연구소에는 다기능레이다 체계를 조립 시험하는 체계 종합시험장이 있다. 각 시험장은 전용시험장비, 전원공급설비, 계측기, 특수 치공구 등을 구비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레이다 사업 수행을 통해 제품을 개발·양산한 경험을 갖추고 있고 우수한 시험시설과 유 경험 핵심 인력을 다수 보유하며 경쟁력이 있다”며 “특히 차세대 레이다 핵심기술인 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다 기술은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은 레이다 개발 기술력과 다양한 센서와 통신장비에 대한 자체 개발 실적, 다년간 축적해온 전투체계 통합 역량을 종합, 발전시켜 한국형 통합마스트(IMAST)의 진화형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통합마스트는 기존 통신 안테나와 첨단 센서들을 하나로 통합한 형태로 한화시스템은 미래 전투함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탑재할 통합마스트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현재 선진해군에서 적용하고 있는 통합마스트는 전투함의 스텔스성 향상을 위해 4면 고정형 다기능레이다 개발로 진행되고 있다. KDDX 통합마스트는 복합센서마스트의 진화형으로 듀얼밴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적외선탐지추적장비, 피아식별기 등 탐지센서와 VHF/UHF등 통신기 안테나를 평면형으로 국내 최초 개발해 마스트에 통합한 신개념 무기체계다.


회사측은 "지난 10여년 간 통합마스트 적용가능성 연구, 스텔스 설계기술 확보 등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최초 복합센서마스트(MFR+IRST통합)와 4면 고정형으로 세계 최초 100% 디지털방식의 다기능 능동위상배열 레이다를 개발해 현재 차기호위함 울산급 FFX Batch-III용으로 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기호위함 울산급 FFX Batch-III에 탑재된 다기능레이다는 중거리 항공·해상 감시 레이다(S-band)로 항공기 탑재용레이다인 AESA레이다(X-band)와 주파수 대역대가 다르게 운용된다"며 "동시대응 능력 확대를 위해 각각 다른 주파수 대역대의 레이다를 한 개의 플랫폼에서 동시에 운용 가능한 듀얼밴드 다기능레이다 기술을 KDDX에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통합마스트(IMAST).ⓒ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통합마스트(IMAST).ⓒ한화시스템

◆ 축적된 해양전투체계 역량과 노하우로 KDDX 사업 노려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축적된 해양전투체계 역량을 통해 KDDX의 두뇌 역할을 할 전투체계 개발 사업을 따낸다는 각오다.


방위사업청은 조만간 KDDX 전투체계 개발 사업에 대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KDDX는 배수량 6000톤급으로 4200톤급 한국형 구축함(KDX-Ⅱ)보다는 크고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KDX-Ⅲ)보다는 작아 '미니 이지스'로 불린다.


오는 2030년까지 전투체계 개발 사업에는 총 6700억원이 투입되는데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체계로 해상방위를 지키게 된다는 점에서 국내 유일의 전투체계 개발기업의 명성에 맞게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이용욱 한화시스템 사업본부장(전무)은 “그동안 해상 전투체계 개발에서 꾸준히 역량을 쌓아온 만큼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기술적으로는 유럽 선진 업체들에 근접해 있는 수준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투체계는 그 나라 국방의 자존심이므로 절대 실패해서는 안되는 만큼 가장 안정적인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서 개발하는 것이 전력 달성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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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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