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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CMB 계륵으로 전락…인수 매력 떨어져 고민


입력 2020.07.28 06:00 수정 2020.07.27 23:49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KT 유료방송 점유율 35% 돌파…격차 10%p 이상

SKT·LGU+, 인수해도 점유율 변동 없어 매력 감소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왼쪽)과 김태율 CMB 대표ⓒ각사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매물로 나와 있는 유료방송업체 딜라이브와 CMB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입장에서 두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유료방송사업자 1위가 불가능해 매물로서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딜라이브와 CMB는 현대HCN 대비 재무상태와 회사 수익구조 등 자체적인 매력도 부족한 상황이라 원활한 M&A를 위해선 가격 하향 조정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HCN은 공시를 통해 현대HCN 및 현대미디어의 지분매각과 관련 KT스카이라이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KT는 유료 방송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현재 KT는 IPTV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까지 31.5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HCN(3.95%)까지 흡수하게 되면 총 35.47%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상황에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현재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와 CMB를 인수하더라도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뺏어오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딜라이브와 CMB의 점유율은 각각 5.98%, 4.58%로 SK텔레콤(24.17%), LG헬로비전(24.9%)가 각각 인수하더라도 30% 수준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딜라이브와 CMB 입장에선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두 회사에 대해 더 이상 매물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현대HCN이 끝까지 경쟁했던 SK텔레콤 품에 안겼을 경우 딜라이브나 CMB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도 노려볼 만 했다"며 "두 회사에 대한 가치가 지금보다는 높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욱 문제는 두 회사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가격을 대폭 하향조정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 없이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두 회사가 직면한 재무와 수익구조 문제는 단기적인 방법으로는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딜라이브는 재무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딜라이브의 총 부채는 연결기준 6679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 역시 200.3%로 50% 이하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HCN(9.7%)과 CMB(41.1%)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수익성 역시 내리막길로 지난해 딜라이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5% 급감했다. 그럼에도 예상 매물 가격은 9000억~1조원 사이로 가장 비싸 인수하기에 다소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CMB는 작은 규모의 조직과 양호한 재무상태로만 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력 상품 자체가 저가로 구성돼 있어 인수 하더라도 수익 창출 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


CMB는 수도권보단 지방 가입자 비중이 높고 저가형 단방향서비스(8VSB) 비율이 전체의 93.4% 수준을 차지한다. 8VSB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화질로 방송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KT의 유료방송 시장 영향력이 공고해진 상황에서 매물로서 가치가 높지 않은 케이블 업체를 무리해서 인수할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어 보인다”며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가치제고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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