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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보험부터 대출까지 금융진출 잰걸음


입력 2020.07.30 06:00 수정 2020.07.29 21:50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네이버파이낸셜, 소상공인 타깃 대출 창구 열고, 하반기 보험 자회사 설립

카카오 은행·증권사·손보사 설립 추진…금융권 "공룡 플랫폼 등장에 우려"

네이버(위쪽)와 카카오 본사.ⓒ연합뉴스·데일리안 네이버(위쪽)와 카카오 본사.ⓒ연합뉴스·데일리안

금융시장에 진출한 '공룡 플랫폼' 네이버가 쇼핑 멤버십, 통장에 이어 대출까지 넘보고 있다. 자사 쇼핑몰에 입점한 중소 판매자 대상 대출 상품을 연내 출시하겠단 계획이다. 카카오는 온라인보험사를 직접 설립해 자동차보험 시장 등에 진출한다는 계획 아래 금융당국과 조율을 거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결제, 보험, 대출 등 대형 금융지주사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그렇다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직접 카드사나 은행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대신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맺거나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연착륙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카카오가 은행과 증권사, 손해보험사를 만들었거나 설립 추진 중인 상황과 대비된다. 카카오는 직접 금융회사 인가를 취득해 기존 금융사와 경쟁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국민메신저'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후 대표적 대안으로 꼽히는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를 앞세워 전자문서 시장 진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당장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 이력이 없는 중소 사업자들도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연내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로서 대출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권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에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을 잡으며 기존 금융권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과 함께 내놓을 대출상품은 네이버쇼핑 플랫폼에서 일정 기간 일정 금액 이상의 매출을 낸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다. 네이버파이넨셜은 "금융이력이 부족해 기존 금융권에서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SME)과 사회초년생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단은 신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를 대상으로 기존 은행권 수준의 금리와 높은 한도의 대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대출 여부는 네이버가 가진 사업 정보를 활용해 승인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예컨대 은행이 돈을 빌리려는 식당의 규모나 매출 등을 확인하고 대출여부와 금액을 결정하는 것처럼 네이버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자의 물건을 사본 고객들의 후기를 들여다보는 방식 등으로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카카오뱅크처럼 은행업 인가를 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인혁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왜 은행을 설립하지 않냐'는 질문에 "네이버가 지금 하려고 하는 중소상공인 대출은 금융여신회사 기능의 극히 일부"라며 "중소상공인 대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잘 할 자신도 없는 금융여신사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역할을 금융플랫폼으로 한정한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경쟁력 있는 금융사 능력에 우리의 기술과 데이터를 조합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이버 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자동차보험을 필두로 보험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증권사와 보험대리점(GA) 인수를 하면서 증권·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확보했고, 네이버 파이낸셜은 손보사별로 자동차보험료가 한꺼번에 조회되는 방식의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손보사에게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여전히 네이버가 우회로를 선택해 금융업 진출을 하고 플랫폼을 바탕으로 은행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꼼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가 '녹색 공룡'이라는 비판에 바짝 몸을 낮추고 금융시장에 서서히 들어오고 있지만, 결국 금융회사들은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네이버 등 빅테크 회사에 금융 상품을 납품하는 흐름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번에 빅테크에 대한 규제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있다"면서 "금융맨들은 이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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